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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

등록일 2016-07-19 02:01 게재일 2016-07-1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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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민
거대한 우주선 군단이

하늘을 낮게 지나가듯

구름떼가 일제히 이동하다

대책 없는 사물들 죄다

비명 지르고 빛을 잃다

네 말처럼

이 세상은 죄가 없다

천둥벌거숭이 하나

두 팔 벌리고

사방 뛰어다닌다

구름떼가 덮쳐오는 어떤 날 시인은 존재의 절망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고 만다. 뇌성벽력이 치고 곧 폭우가 쏟아질 듯한 하늘 아래서 이 세상은 죄가 없다라는 말을 하지만 오염되고 불구의 세상에 대한 차가운 시선의 현실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누군들 하늘 아래 죄 없다고 할 수 있겠는가. 겸허히 손바닥을 들여다 보고 싶은 아침이다.

<시인>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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