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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지독한 혼자만의 세계` 무인도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6-07-15 02:01 게재일 2016-07-1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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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에 갈 때… 윤승철 지음 달 펴냄 ·산문집

지도에서 찾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작디작은 섬들, 무인도. 한 번도 가본 적 없으니 말로만 들어서는 모호한 것이 사실이다. 인기리에 방영중인, 정글을 찾아들어가 며칠 밤을 보내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으로 얼핏 추측만 해볼 수 있을 뿐. 그러나 단언컨대, 무인도에 간다는 것은 `여행`이 아니다. `생존`이다. 별다른 도구 없이 날아가는 새를 잡아 목을 비틀고, 바닷속을 유영하는 물고기를 꺼내 손질해 먹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곳. 이 섬에 데려다준 뱃사람이 다시 나를 데리러 오지 않으면 도저히 뭍으로 나갈 방법이 없는 곳. 사방이 바다지만 마실 물이 없어 목말라 죽을 수도 있는 곳. 그야말로 냉혹한 `생존`의 장소다.

산문집`무인도에 갈 때 당신이 가져가야 할 것`(달)의 작가 윤승철은 한 달에 한 번씩 꾸준히 대원들을 모아 무인도에 들어가기를 벌써 몇 해째 계속해오고 있다. 함께도 가지만 혼자도 간다. 아직 서른이 채 안 된 나이에,대한민국 실크로드 탐험대 청년탐사대장으로 실크로드의 3대 간선을 모두 횡단했고, 히말라야에 올랐으며, 세계 최연소로 사막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그의 도전정신은 아마 태어날 때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었을까. 살면서 체득했다기보다는 애초부터 몸에 새겨진 유전자 같다.

`무인도에 갈 때 당신이 가져가야 할 것`에는 그가 무수히 다녔던 무인도 중에서 해외 3곳, 국내 3곳, 총 6곳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미크로네시아의 온낭, 뉴칼레도니아의 쁘띠 테니아, 팔라완의 해적섬, 그리고 우리나라 경남 통영의 가왕도, 인천시 옹진의 사승봉도, 전남 완도의 지초도가 바로 그곳이다.

사람이란 본디 육지에서도 철저히 홀로 존재하지만 무인도에 입성하는 순간 더욱 지독하게 혼자가 된다. 그것이 윤승철 작가가 무인도를 찾는 이유가 되기도 하고, 동시에 무인도를 벗어나 다시 돌아오고자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과연 책에서 저자가 무인도에 갈 때 당신에게 꼭 가지고 가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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