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부 식
갈기 세운 파도
동네 골목 휩쓸다 스러지면
낮달 서둘러 내쫓은 샛바람
밤 깊어 목 더 칼칼하다
중늙은이 니미 시팔
초고추장에 과메기 찍으며
나이 오십 줄에 빤했던 인생
다시 빤히 보이는 앞날 두렵다고
해일 이는 밤바다처럼 위태롭다고
오도 이가리 잇는 긴장된 전홧줄로
서로 안부 전한다
멀미난 바다 손님 끊긴
횟집 창문에 부딪혀 떨고
등대 불빛 견디다 못해
어둡고 지친 하늘에 정처 없을 때
청진 동네 사람들 조각난 꿈 안고
해일 속에 잠든다별로 신명나는 일 없이 힘겹고 궁핍한 시대를 건너는 바닷가 마을 사람들의 일상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나이 오십줄에 빤한 인생이라는 부분에서 시인이 어떻게 세상을 읽어내고 있는가를 느낄 수 있다. 현실의 생활을 영위하는 일도 이렇게 힘드는데 다가올 앞날은 오죽하겠는가. 해일 이는 밤바다처럼 위태롭고 별로 희망이 보이지 않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탄식이 묻어나는 시를 읽다보면 금이 가고 깨져가는, 아니 깨져버린 우리네 꿈을 생각해보는 아침이다.
<시인>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