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순 자
스웨덴에서 온 게 있어요
꽁꽁 언 몸을 녹인다
배를 가르니 동해바다 냄새가 난다
멸치 냄새 미역 냄새가 난다
파도소리 갈매기 울음소리가
사방에 번진다
만 리 타국 인디언의 나라
노란 옥수수 알들이
햇살에 알알이 붉은 노래 부르는
나라
고등어를 굽는다
비린내가 파도를 타고 사방에서
철썩댄다
코리언 바다가 물결쳐 와서
인디언 붉은 땅에 입술을 댄다
낯선 이국땅에서 스웨덴산 고등어를 구우며 고향바다와 고향바다의 고등어를 생각하는 시인은 향수에 젖고 있다. 생김새도 맛도 비슷한 고등어지만 고향 동해바다의 고등어는 뭔지 모르게 우리 입에 맞다. 멸치 냄새며 미역 냄새가 나는 동해바다 고등어를 잊지못하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동해바다 파도소리와 갈매기 울음소리까지 들리는 듯한 고등어를 구우며 아련한 지난 시절과 먼 곳의 정겨운 고향바다를 그리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