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붉은 숲

등록일 2016-07-11 02:01 게재일 2016-07-11 18면
스크랩버튼
정 병 근
거짓말이야

하고 말해보지만

내 입은 이미 초록의 경전을 달달 외우고 있다

나는 초록의 밀사(密使)가 되어 숲을 빠져나온다

여태 내 눈은, 붉음을 초록으로만 보는

지독한 색맹이었음을 알겠다

핏줄을 타고 한 몸 가득 번져오는

이 새빨간 초록

초록의 세계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시인은 새빨간 초록이라 말할 정도로 초록의 언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초록에 흠뻑 심취된 시인은 초록의 밀사가 됐다고 고백하면서 모든 붉음마저도 초록으로 느낄 만큼 강한 초록의 힘에 묶여있는 것이다. 세상이 온통 아름다운 초록 천지다.

<시인>

김만수의 열린 시세상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