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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의 모순-민간위탁형 공립 대안학교

등록일 2016-07-08 02:01 게재일 2016-07-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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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형<br /><br />시인·산자연중학교 교사
▲ 이주형 시인·산자연중학교 교사

2016년이 절반이 지났다. 남은 반년을 위해 상반기 주요 사건들을 정리해 본다. 한파 폭설 제주공항 마비, 북한 수소폭탄, 개성공단 폐쇄, 지카 바이러스, 아동학대 시신 은폐, 한반도 사드 배치, 이세돌 VS 알파고, 옥시 사태, 강남 역 묻지 마 살인사건, 브렉시트(Brexit) 등….

여전히 참 많은 사건 사고들이 있었다. 이 중에는 종료된 사건들도 있지만 옥시 사태와 같이 아직도 진행 중인 사건들이 있어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부디 2016년 하반기에는 우리 모두가 웃을 수 있는 희망 가득한 일들만 가득하길 기원해본다.

사회 다른 분야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교육 분야는 2016년 하반기에도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 등 뭔가 그럴듯 해 보이는 일들이 펼쳐질 것 같지만 대한민국 학교는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곳이기 때문이다. 최첨단 시대를 선도해야 할 교육이 시대에 가장 뒤떨어진 곳이 되어버린 이런 웃지 못할 모순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학교 구성원들 중에서 이런 모순 상황에 가장 익숙한 사람은 교사이다. 이 시대 교사들은 탓하기를 좋아하는 월급쟁이 직장인이다. 그들은 아무런 부끄럼 없이 소리친다. 도대체 지금의 학생들은 이해를 할 수 없다고, 정말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 모르겠다고, 하나같이 예의가 없으며 모든 것이 제멋대로라고. 그리고는 퇴근 시간이 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모순으로 넘치는 학교에서 모순을 참지 못하는 구성원은 바로 학생들이다. 그들은 묻는다. 왜 공부를 해야 하느냐고, 국어는 왜 배우며, 시험은 왜 치며, 왜 꼭 공부는 교실에서 교과서로만 해야 하느냐고, 정말 자신들이 학교에서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이냐고.

과연 월급쟁이 교사들은 이에 대해 얼마나 성실히 답해 줄 수 있을까. 답은커녕 학생들의 생각을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들어줄까. 필자가 아는 한 대한민국에는 위와 같은 학생들의 질문에 대해 학생들과 함께 고민해가며 답을 찾아줄 교사는 거의 없다. 왜냐하면 정시에 퇴근을 해야 하니까.

그럼 학생들은 어디에서 누구의 도움을 받아 자신들의 고민을 해결해야 할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학생들 주변에는 그런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학생들은 학교 밖에서, 아니면 사이버 공간에서 답을 찾는지 모른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그런 모습이 교사들에게는 좋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사들은 학생들을 위한다는 핑계로 학생들의 의견은 들어보지도 않고 자신들의 기준에 학생들을 가둬버린다. 혹 그 기준에 대해 조금이라도 의견을 제시하는 학생이 있다면 그 학생은 순식간에 문제아로 낙인찍히고 만다. 한 번 찍히면 학교를 나오지 않는 한 절대 그 낙인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리는 그런 청소년들을 `학교밖청소년`이라고 부른다.

교육부에서는 `학교밖청소년`을 막기 위해 여러 사업을 펼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대안교실`이다. 그런데 그 대안교실이라는 것도 사실 알고 보면 `교실밖청소년`을 양산하는 수단밖에 되지 않고 있다. 교육부만 모르지 알 사람들은 다 안다. 대안교실은 엄청난 예산을 투자해 `교실밖청소년`을 만드는 제도라는 것을!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대안교실로도 부족하여 200억을 투자해 `민간위탁형 공립 대안학교`를 만든다는 것이다. 정말 교육부에 묻고 싶다, 건물만 지어주고 운영은 민간에 맡긴다는데 그럼 민간위탁형 공립 대안학교는 공립인가 아니면 사립인가?

분명 지금도 온갖 어려움을 다 감내하면서 특성화 대안교육을 받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해 열심히 교육하는 민간형 사립 대안학교들이 있다. 그런데 그런 사립 대안학교를 두고 이름도 생소한 `민간위탁형 공립 대안학교`를 굳이 개교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차라리 지금 있는 사립 대안학교를 엄선해 그 학교들이 제대로 대안교육을 하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삼척동자도 다 아는데 모순도 이런 모순이 어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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