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경 남
강인숙 환자는
아흔다섯 살
언니, 언니만 부르는
할머니의 기억은
유년시절에 머물러 있다
이젠 무채색으로 남은
할머니의 시간이
한 송이 장미꽃으로 피어있다
한 때는 화려한 색채 속 청춘의 시간들이 있었던 할머니지만 지금은 한 생의 마감을 기다리는 아흔다섯의 무채색 시간 속의 할머니다. 할머니의 눈에 혹은 가슴에 보이는 것은 무채색이 아니다. 강한 생명력을 내포하고 있는 짙붉은 한 송이 장미꽃일 것이다. 할머니의 시간은 그녀의 젊은 청춘의 시간에 머물러 있는 것이리라. <시인>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