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의회 10대 후반기 의장단 선거가 마무리됐다. 의장에는 4선의 김응규(김천) 의원이, 부의장에는 3선의 고우현(문경), 장두욱(포항) 의원이 각각 당선돼 의장단을 꾸렸다. 이들 의장단은 도의원 60명을 대표해 향후 2년동안 거대조직인 경북도 집행부를 상대로 정책결정이나 예산배분 등 굵직한 사안들에 대해 견제하고 감시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공직생활 수십년을 해오고 있는 노련한 집행부 공무원을 상대로 도민의 혈세가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올바른 행정행위로 도민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감시, 견제와 더불어 상생을 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맡은 것이다. 이들은 60명 의원의 대표로 강력한 경쟁력을 뚫고 의장단에 입성한 만큼 필요충분조건을 갖추었다. 하지만 주위에서 우려하고 있는 점도 많아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도청안팎 분위기로는 이번 의장단이 좀 편하게 구성됐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집행부가 의회를 상대하기가 좀 수월해 졌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내심 이번 구도를 경북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의장단 구성 면면을 보자. 김응규 의장은 4선의 관록으로 젊었을 때부터 정치에 입문, 지역정가에서 잔뼈가 굵었고, 산전수전을 겪은 정치베테랑이지만 카리스마가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부의장인 고우현 의원과 장두욱 의원도 마찬가지다. 고 부의장은 마음씨 좋은 동네 아저씨 같은 인물로 이번에 가장 안정적으로 부의장에 입성했다. 하지만 마음씨가 너무 좋다보니 집행부를 좌지우지하는 대신 끌려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많은 게 사실이다. 장두욱 의원은 어떤가. 그는 3선이지만 소통의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말들이다. 의원들 9명이 집중된 포항출신이지만, 평소 소통과 화합이 부족, 결국 같은 지역의 의원과 맞붙는 경우의 수를 만들었다. 향후 보다 진전된 자세로 소통에 앞장서고 집행부 견제에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평가에 대해 김응규 의장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김 의장은 “20대의 젊은 나이에 정치에 입문, 그동안 당에서 여러 위원장을 역임한 것을 비롯,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었다. 그리고 도의원 4선에 성공했다. 현재까지 김천시장 후보를 비롯, 7번의 선거에서 4승3패의 전적을 가지고 있다. 이런 후보를 약체라 하면 도대체 누가 강하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물론 맞는 말이다. 반세기가 가까운 시간동안 정치밥을 먹는 등 관록을 자랑하고 있는 만큼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타 후보와 비교해 볼 때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뜻으로 이같은 우려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의정활동으로 승부를 해야 된다.
특히 이번에는 지사가 임기만료 돼 마지막 1년은 레임덕 현상이 예상되는 것과 동시에, 의원들도 자신의 선거로 의정활동 자체가 부실이 예상되는 만큼 더욱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실 의원 개개인의 능력은 집행부를 상당히 긴장시키는 등 의정활동상을 끌어올리는 원초적 동력이다. 10대전반기 교육위에서 활동한 강영석 의원이 이번에 교육위원장으로 갈 것이라는 소문에 현재 교육청이 상당히 긴장하는 등 공부모드라는 소리다. 의원은 폼만 잡을 게 아니라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 집행부가 제대로 된 길을 가도록 하는 게 본연의 임무다. 그리고 이번에 시도민들은 도의회가 전통유지도 좋지만 선수파괴 등으로 보다 역동적으로 움직여 줄 것을 희망했으나, 강한 보수성으로 인해 시도민들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점도 한번쯤 새겨야 한다. 선수를 없애라는 것이 아니라 보다 강한 경쟁구도를 형성해 도의회 본연의 역할과 민의대변을 위해 더욱 뛰라는 주문이었다.
아무튼 이제 경북도의회 후반기 의장단 구성이 마무리 됐다. 이들 의장단은 보다 예리한 머리와 넓은 가슴으로 도정을 이끌어야 할 것이다. 수많은 언론을 비롯한 도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