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는 평지가 거의 없이 계곡에 마을이 형성돼 있다. 차량이 증가하면 주차장 확보가 어렵다. “미래에는 차를 이고 다녀야 할 것”이라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다.
울릉군은 수억 원을 들여 주차장 및 공간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런데, 울릉도 번화가 한가운데 대규모 주차장 시설은 물론 공간 확보를 위한 좋은 장소가 있다.
이 곳은 경상북도교육청의 자산으로 등록된 울릉학생체육관이다. 현재 이곳은 관리는 커녕 화장실도 폐쇄된 상태로 관리가 허술하다.
울릉군은 울릉읍 내 한가운데 언덕에 40년 된 이 체육관을 헐어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체육관 부지는 최신형 종합체육시설을 짓겠다고 무상임대를 경북도교육청에 건의했다.
하지만, 경북도교육청은 이 부지를 울릉군이 매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이 체육관은 울릉군민체육관이다. 어린 학생들의 고사리손, 지역 노인들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으로 체육관을 건립했다.
학생체육관은 낙도 주민들의 염원을 담아 지난 1975년 김만수 씨 등 68명의 주민 성금으로 부지를 매입하고, 인근 학생을 포함해 연인원 1만여 명이 노력봉사에 참여해 1976년 7월 준공했다.
관리예산 여력이 없는 울릉군은 지난 1991년 울릉학생체육관으로 이름을 바꾸고 대지 소유권도 경상북도교육청으로 넘겼다. 그러나 울릉 주민들은 이 체육관은 당연히 울릉군민의 것으로 알고 있다.
대지가 법적으로 경북도교육청에 속해 있다고, 울릉도 지역 정서와 맞지 않는 몽니를 부리는 것은 교육행정의 원칙에도 벗어나고 기본적인 도리에도 맞지 않는다. 울릉군은 현재 울릉교육을 위해 수십억 원의 교육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울릉군 전체 등록 차량 5천여 대 가운데 2천여 대가 울릉읍 도동리에 모여 있다. 울릉도 관문으로 관광, 행정, 교통의 중심지인 만큼 유입되는 외부 차량도 엄청나다. 반면 도동엔 사설주차장이 한 곳도 없다. 게다가 공설주차장 규모도 200대에 불과하다.
따라서 체육관 지하를 이용한 주차장 확보가 시급하다. 울릉군 내 학생체육관은 이곳이 유일하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체육관 시설이 노후돼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지만, 건물 보수나 신축 계획조차 없다.
체육관의 현대식 신축과 주차장 활용을 위해 도교육청은 임대를 결정해야 한다. 외떨어진 섬 울릉도 유일의 학생체육관을 없애지 않고, 울릉 교육의 발전을 위한다면 말이다.
울릉/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