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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진정한 본질은

등록일 2016-07-04 02:01 게재일 2016-07-0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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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곤<br /><br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
▲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

`미술(美術)`이란 조형 활동을 통해 미에 대한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예술을 말하며 그 결과물을 보고 우리들은 보통 미술품이라고 부른다.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과 느낌은 각자의 마음속에서 만족감을 느끼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감정이다. 즉 화가의 멋진 작품을 보게 되면 우리는 대부분 그 작품 앞에서 `와! 멋지다. 아름답다`라는 탄성과 함께 경의를 표하는 것 역시 눈을 통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이라는 개념을 충분히 충족 시켰을 때 나오게 된다.

물론 아름다움에 대한 감정은 시각에 의해서만 형성되어 지는 것은 아니다. 화가의 삶과 철학이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을 때 미술은 더욱 아름답게 빛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화가는 자신의 삶 전체를 예술과 온전히 맞바꾸며 예술 혼을 불태우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영혼이 담긴 작품들은 경제논리로 이해하기 힘든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거래될 수가 있다. 히포크라테스의 말처럼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긴 것은 그만큼 예술이 위대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 미술계 거장인 천경자, 이우환 화백의 작품을 두고 진실공방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평생을 자기 분신처럼 여겨왔던 작품에 대한 진위여부를 두고 우리나라 최고의 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과 갑론을박을 벌이다 결국 미국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고국에 돌아온 천경자 화백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자기가 그리지 않은 작품을 미술관이 구입해 소장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진품으로 둔갑해 버린 `미인도`의 숨겨진 진실은 과연 존재하는 것인가? 서화 위조범 권춘식이 검찰 조사과정에서 본인이 모작을 만들었다고 진술했지만 결국 진위논란에 대한 아무런 이견을 표하지 않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입장이 궁금하다.

위조범이 진본을 모사해 유통시켰다고 경찰조사에서 진술했지만 여전히 모두가 내가 그린 작품이라고 강하게 주장하는 이우환 화백의 주장은 미술에 대한 깊은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에겐 예술만큼이나 이해하기 힘든 일들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화가들이 생각하고 표현하는 수많은 아름다움들이 영원히 보석으로 남기 위해서는 진실에 대한 공방은 분명히 가려져야 할 것이다. 이는 일상에서 좀처럼 일탈하지 못하는 일반인들의 로망이 예술가들이며 그들의 영혼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게 미술작품이기 때문이다.

남의 작품을 모사하는 행위는 최근 일만은 아니다. 16세기 베네치아와 로마에서 활동했던 라이몬디는 르네상스 최고의 거장인 라파엘로와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복제해 판매했던 유명한 복제 전문가였다. 그가 복제한 작품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라파엘로의 `파리스의 심판`이다. 라이몬디의 복제작 `파리스의 심판`은 작은 화면 속에 이 신화 이야기를 정교한 필치로 묘사하고 있다. 이 작품은 원래 라파엘로가 그린 것인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원작은 사라지고 라이몬디의 복제품만 현재 남아 있다. 서양미술사에서는 `파리스의 심판`은 라파엘의 작품이 아닌 라이몬드의 작품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그 또한 미술사적인 가치를 가지고 유명미술관에 소장되어져 있다.

진실에 대한 분명한 규명은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진품과 위작에 대한 평가는 작품의 금전적 가치로만 평가하는 것보다는 모사 또는 복제되어진 작품에 대한 평가와 유통경로의 투명성 확보로 이어진다면 이 또한 새로운 문화로 받아들여도 될 것 같다. 무작정 진실을 묻어버리려는 최근의 작태들이 예술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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