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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6-07-04 02:01 게재일 2016-07-0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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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헌 종
날 두고 살지 말라고

속삭이던 그년은

공장 나가 삼 년 되어 시집을 갔습니다

너 없이 못 산다고

달밤에 목 맨 덕수는

산 새 지천인 뒷산 까투리가 되었습니다

어제는

까치가 울고 덕수 어미가 울고

오늘은 몽달귀신 우는 마을

별 빛은 서러워

산 꿩은 낮부터 뒷산에서 웁니다

이 시에 설정된 아픈 서사는 산업화 시대를 건너면서 이 땅 어느 곳에서도 발견되는 가슴 아픈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이 시에는 가족의 해체와 방황, 상실감 등이 우울하게 깔려 있다. 수월히 치유되거나 극복되어지지 않는 상처와 한스러움의 정서를 시인은 시종 우울한 언어들로 그려내면서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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