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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6-06-21 02:01 게재일 2016-06-2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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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경 조
차라리 오지 말걸

처마 밑 제비 집터

다락방 계단에서 집 지키며 나 기다렸을

이름 모를 새집, 비어 버린 흔적뿐

삽짝 나설 때

뚜루루 터지는 핸드폰 벨 소리

눈물 난다

오랜 세월이 지난 뒤 돌아와 본 옛집, 이제는 세월의 더께가 닥지닥지 붙어있고 낡고 헐어서 모양없이 변해버린 옛 고향집 처마에는 제비 집터가 붙어있다. 가만히 알을 품고 툇마루와 마당을 내려다보며 간혹 먼 산을 바라보며 나를 기다렸을 것 같은 옛집을 나서며 울리는 핸드폰 소리는 어디서 걸려온 걸까. 아마 오랫동안 오지 않는 주인을 기다리다 날아가버린 그 제비에게서 걸려온 것은 아닐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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