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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혹은 잊은 기억` 강제소환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6-06-17 02:01 게재일 2016-06-1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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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한낮의 연애김금희 지음문학동네 펴냄·소설집
`너무 한낮의 연애`로 올해 제7회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하며 한국문학 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소설가 김금희의 두번째 소설집 `너무 한낮의 연애`(문학동네)가 출간됐다. 첫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2014)로 제33회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하며 작가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김금희는 이제 명실상부 `지금 가장 주목받는 젊은 작가`가 됐다. 이번에 선보이는 소설집에는`너무 한낮의 연애`와 함께 `조중균의 세계`, `세실리아`, `반월`, `고기`, `개를 기다리는 일`, `우리가 어느 별에서`, `보통의 시절`, `고양이는 어떻게 단련되는가` 등 2014년부터 2015년까지 발표된 9편의 작품이 수록됐다. 문학에 대한 작가의 열정과 소설쓰기의 왕성함에 더불어, 한국문단이 김금희에게 걸고 있는 기대감도 한껏 느낄 수 있다.

김금희는 이번 소설집에서 `잠겨 있는 과거의 기억들`을 건져올리는 데 몰두한다. 사소하다고 생각해서, 내심 잊고 싶어서, 혹은 다른 어떤 이유로 미세해진 그 파장들을, 김금희는 기어이 현재로 끌어와 우리를 공명시킨다. 소설집의 내밀한 곳에 자리한 2014년 발표작들은 과거를 향해 있는 김금희의 시선을 정제된 언어로 영사(映射)하고 있는 듯하다. 비극적인 일상에 소녀다운 상상력을 겹쳐 바라보는 고등학생의 여름휴가를 그린 `반월`은 그 자체로 유년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우리가 어느 별에서`는 어린 시절 타인에게 `사랑받았다`고 믿어왔던 기억들이 나이를 먹으며 다르게 이해되기도 하는 순간을 절묘하게 포착한다. `고기`와 `개를 기다리는 일 `역시 과거의 트라우마가 해소되지 않은 채 `있지 않음`의 상태로 떠돌다가 우리를 문득 찌르는 경험에 서스펜스를 가미해 읽는 이를 몰입시킨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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