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로마공화정 말기 피비린내 나는 암투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6-06-17 02:01 게재일 2016-06-17 13면
스크랩버튼
포르투나의 선택콜린 매컬로 지음교유서가 펴냄·소설
`포르투나의 선택`(전 3권·교유서가)은 3천만 부가 팔리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던 장편소설 `가시나무새`의 작가 콜린 매컬로(1938~2015)가 여생을 걸고 쓴 대작`마스터스 오브 로마`시리즈의 제3부다. 지난해 7월과 11월에 출간된 제1부 `로마의 일인자`세권과 제2부 `풀잎관`세 권은 현재 독자들의 사랑 속에 널리 읽히고 있다. 이 시리즈는 작가가 자료를 모으고 고증하는 데서부터, 집필을 시작해 시력을 잃어가며 완결하기까지 30여 년이 걸린 대작이다. 이 시리즈는 로마의 공화정이 무너지고 새로운 통치체제가 만들어지던 150여 년의 시기를 다루는데, 오로지 자신의 재산과 권력을 지키고자 체제를 유지하려고 한 구 세력과 그것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한 신진 세력 간의 모략과 암투 그 속에서 피어나는 욕망과 사랑을 그렸다.

작가는 철저한 고증을 통해 당시 등장인물의 옷차림과 액세서리는 물론 도로와 건물, 빈부에 따른 생활용품 및 거주지의 차이, 로마 주변국과 부족들의 특징, 정치행정 체제 등을 상세히 묘사했다. 이 책은 초판이 나오자마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영미권에서 화제가 됐다.

제목에서 말하는 `포르투나(Fortuna)`는 운명의 여신으로, 로마인들이 가장 열렬히 숭배했던 신들 가운데 하나다. 당시 로마인들은 자신의 운을 스스로 개척하는 것으로 여겼지만, 술라나 카이사르처럼 대단히 지적인 인물들조차 포르투나를 숭배했다. 포르투나의 총애를 받았다는 것은 곧 총애를 받은 그 사람이 옹호하는 것들 역시 정당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포르투나의 그리스식 이름은 티케이다.

제3부 `포르투나의 선택`에서는 기원전 83년부터 기원전 69년까지 술라의 2차 로마 진군과 독재, 그리고 그의 사후 10여 년간을 다룬다. 제 1, 2부에서 가장 매혹적인 주인공의 한 명으로 출중한 외모와 명석함과 야비함을 동시에 지닌 술라가 피비린내를 풍기며 공화정의 기반을 흔드는 독재관으로 군림하다 노쇠해 몰락하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진다. 무시무시한 권력을 행사하는 술라와의 첫 대면에서도 당당함을 잃지 않았던 카이사르의 비범한 성장 과정, 노예출신 검투사 영웅에서 반란군의 수장이 된 스파르타쿠스의 이야기도 흥미를 더한다. 그리고 삼두정치의 주역인 폼페이우스, 크라수스, 카이사르가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문화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