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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산

등록일 2016-06-08 02:01 게재일 2016-06-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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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동 례
비 갠 아침 새싹 터지는 봄산은

뜨거운 수컷이다

계곡마다 물줄기 굵기는 다르지만

제 몸에 닿는 뿌리마다 발화점 삼아

초록물 불끈불끈 지피고 싶은 마음

이파리 하나 걸치지 않고

화끈하게 피어있는 봄꽃이 아니더라도

오줌발 굵은 날은 저절로 뜨거워

명분없이 헤어진 것들을 부르고 있다

(중략)

헤어지자라는 말도

헤어지지 말자라는 말도

봄산에선 통하지 않는다

새 생명으로 부풀어 오르는 봄산을 순정 많은 아낙네로 비유하고 있다. 어찌보면 도발적인 발상과 언어가 이 시에 깔려 있지만 외설스럽게 읽혀지지는 않는다. 엄동을 견딘 봄산에 지펴지는 생명의 불꽃이 뜨겁고 왕성함을 표현한 작품이다.

<시인>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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