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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이 있어야 진전이 있다

등록일 2016-06-01 02:01 게재일 2016-06-0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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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태 대구본부 부장
▲ 김영태 대구본부 부장

영남권신공항 입지선정이 이제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벌써부터 이번 선정에서 제외된 지자체에 대한 인센티브를 정부 측이 미리 준비하고 있다는 소리까지 들리고 있다. 이에 따라 아전인수격으로 정부가 탈락한 지자체 달래기에 나설때 대구·경북·울산·경남 등 4개 지자체보다는 부산 한 곳에 집중하는 방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등장했다.

영남권신공항 입지선정에서 유불리를 따질 시기는 이미 지났다. 이제는 대구·경북·울산·경남 등 4개 지자체가 따로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 밀양으로 후보지가 선정되면 더할 나위가 없지만 탈락시 허탈감을 대비한 대안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대해 일부 인사들은 선정 결과도 발표되기 전에 탈락을 먼저 거론하는 것은 패배의식이 밑바탕에 깔려있다며 반대 견해를 보인다.

과거 이명박정부 시절 남부권신공항이 선정 자체가 백지화 됐을 때 대구시의원들의 삭발을 비롯, 정치권과 각종 단체는 심한 반발을 내보였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였다. 그래서 입지선정에서 배제될 경우를 대비해 지금부터라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권에 `섀도 캐비닛(shadow cabinet)`이라는 말이 있다. 1907년 영국보수당의 A. 체임벌린이 최초로 사용한 섀도 캐비닛은 야당이 정권을 잡을 경우를 예상해 각료 후보로 조직한 내각을 말하는 것으로 일명 `그림자 내각`이라고도 한다. 양대 정당제가 발달돼 있는 영국은 야당의 정권획득에 대비해 수상 이하 각 각료로 예정된 멤버를 정해 두고 정권을 획득하면 그 멤버로 내각을 구성하게 된다. 이를 섀도 캐비닛이라 한다. 정부 여당도 섀도 캐비닛에 대해서는 필요한 자료나 정보를 제공한다.

이처럼 미리 준비를 하지 않으면 막상 현실 상황이 닥쳤을 때는 다시 구성하기 어려워진다. 애초 대구·경북지역은 영천 금호지역을 영남권신공항 후보지로 내세우려다 경남 밀양이라는 카드로 조율한 만큼 침착하고, 지역 발전에 꼭 필요한 인센티브를 먼저 생각해 두어야 하는 상황이다. 대구에서 요구할 수 있는 인센티브로는 K2 이전 비용을 비롯한 도청 후적지 개발에 대한 정부의 절대적인 지원 등이 거론될 수 있지만 지역민이 피부에 와 닿는 것으로 철두철미하게 고민하고 정부가 수용할 수밖에 없는 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미 부산지역은 탈락됐을 경우를 대비한 다양한 요구사항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병행해서 부산 측은 자체 입지선정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압박카드로 사용하고 부산지역 국회의원들까지 나서서 총력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산 국회의원 5명은 국회 개원 첫날인 지난달 30일 부산시당 위원장인 김영춘 의원실에 모여 신공항 대책을 논의하고 상임위 배분과 예산확보 등 효율적인 팀플레이를 다짐할 정도다, 여기에다 오는 7일부터 부산역 광장에 천막 본부를 설치하고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당원 등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8일 `가덕신공항 유치 비상대책본부` 발족식까지 한다. 이같은 부산측의 움직임은 최근 신공항 입지 발표를 국토교통부와 용역 기관인 ADPi 중 누가 할 지를 두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며 앞으로 다가올 책임을 정부가 회피하려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부산측이 입지선정을 앞두고 정부와 용역기관에 대해 설득과 상당한 압박을 미리 가하는 것으로 판단될 수밖에 없다. 어떻게 보면 부산측의 열정이 놀랍기까지 하다.

이에 반해 대구·경북·울산·경남 등 4개 지자체는 초지일관 용역기관의 공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요구하고 있어 부산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대구·경북 정치권은 영남권신공항을 두고 지역간 싸움으로 치부되는 것을 두려워하면서 상대적으로 움츠러 들었다고 할 정도로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물론 양반기질이 강한 대구·경북지역으로서는 이전투구식의 싸움을 피하고 싶겠지만 부산 측의 열정만은 배워야 한다. 무슨 일이든 열정이 있어야 진전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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