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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6-05-19 02:01 게재일 2016-05-1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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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재 목
그곳까지 가기엔 너무 멀다

가다가 지쳐 그리움을 꺼내

숲에다 걸어둔다, 그리움은

나를 닮아 수염도 까칠하고

참 못생겼다

담장이 없는 마음속엔 늘

산이 보인다

지친 눈으로 가끔씩 하늘을 쳐다볼 때마다

나는 그리움과 정이 든다

그럴수록 너는 나에게

너무 멀다

길은 공간과 공간을 이어줄 뿐 아니라 존재와 존재를 이어준다. 시인이 설정한 존재에 대한 그리움은 늘 길 위에 있다. 그 길을 다 걸어가도 그리움의 대상에 이를 수 없다. 어쩌면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운명을 품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우리는 길을 가고 먼 길을 바라보며 그리워한다. 가 닿을 수 없는 아득한 존재에 대한 그리움으로 우리네 한 생은 가고 있는 것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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