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태준 회장 부인 장옥자 여사<BR>포항 `카네이션 어머니대회` 응원<BR>고교시절 선수·초대 우승 등 인연
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부인인 장옥자(86) 여사의 남다른 배구 사랑이 눈길을 끌고 있다.
15일 오후 `제46회 생활체육 카네이션 전국어머니배구대회`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포항체육관.
2층 관람석에는 체육 행사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장옥자 여사가 경기를 신중히 지켜보고 있다. 장 여사는 선수들의 작은 몸짓 하나 하나에도 열광하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경기를 즐겁게 관람했다.
배구종목에 남다른 사랑을 갖고 있는 장옥자 여사는 이 대회를 주최한 사)한국어머니배구연맹의 고문을 맡고 있지만 오래전부터 이 대회와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사실 장 여사는 부산 남성여자고등학교 시절, 세터로 활동할 정도로 배구에 소질을 보였다. 이후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 1954년 박태준 명예회장과 결혼하면서 배구의 기억도 잊혀지는 듯 했다.
하지만, 장 여사는 40대 초반 때 자신의 배구 실력을 다시금 발휘하게 된다.
46년을 이어온 이 대회의 전신인 영부인컵 배구대회에서 초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던 것.
장 여사는 1971년 영부인컵 초대 대회에 한국부인회팀으로 참가해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이듬해인 1972년 자신의 모교인 부산 남성여고 동창회팀을 결성, 대회에 참가해 두 번의 우승을 이끈다.
15일 포항체육관에서 만난 장 여사는 “과거 제 고교시절에는 구기종목이 배구 밖에 없어 인기가 절정이었다. 당시 남성여고팀의 배구 실력은 전국에서도 으뜸이었다”고 회상했다.
세월은 흘러, 이제는 코트 밖에서 배구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는 “영부인컵으로 시작된 이 대회가 벌써 46년째를 이어오고 있다. 대회 초기 서울을 중심으로 개최된 이 대회가 차츰 지방으로 확대돼 열리고 있다”며 “배구는 여성들의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화합 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장 여사는 “이번 대회에는 일본과 중국팀도 참여했다. 이 대회를 계기로 국제 교류도 자연스럽게 이뤄져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포항과의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장 여사는 지난 해 포항 첫 대회서 포항팀을 찾아 볼 수 없어 안타까워했고, 전 이대공 포스코교육재단이사장의 부인과 함께 포항청암팀(포항로즈팜)을 창단시키는 등 남다른 배구 사랑을 실천하기도 했다.
세월은 흘러도 장 여사의 남다른 배구사랑은 경기를 지켜보던 내내 고스란히 전해졌다. 시선을 경기장에 고정 시킨 장옥자 여사는 “제가 배구 운동을 하던 시절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오늘 경기를 지켜보고 있으니 동심으로 돌아 간 것 같아 너무나도 행복하다”고 말하며 연신 박수를 보냈다.
/김기태기자 kkt@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