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임 수
하얀 뱃구레를 살살 간질이다가
혼자된 늙은 사공이 나룻배를 띄우면
얼른 길을 열어주는 강물을 본다
강굽이 따라 간혹 흔들리고
물갈래마다 풀풀 아쉬움을 풀어놓기도 하지만
모래톱에 사근사근하고
모난 돌 머리도 가만 쓰다듬어 주는
참으로 여리고 착한
저 강물 바라보다가
건너편 돌비알 아래 길게
그 강물에 일찌감치 발 담그고
날 새는 줄 모르는 달빛 따라
나도 쉽게 떠나지는 못할 것 같다
건너편 돌비알 아래 길게 발 담그고 늘 그 자리에 푸르게 깨어있는 강물을 눈에 가슴에 퍼담는 시인은 쉽게 그 강가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혼자된 늙은 사공에게 길을 열어주며 외로움을 함께하는 강물, 모난 돌 머리도 가만히 쓰다듬어 주며 품어주는 넉넉한 사랑의 강물, 여리고 착한 강물이기 때문에 시인은 깊은 강심에 마음을 심고 있는 것이다.
<시인>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