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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번 먹자

등록일 2016-05-09 02:01 게재일 2016-05-0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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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 순 례
네가 차려준 밥상이 아직도 기억에 있어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너희 집 앞을 지나다 받았던,

첫 애기 입덧 내내 네가 비벼준 열무비빔밥 간절했어

네 자취방의 아침밥도 잊을 수 없어

내가 차렸다는 어린 날의 밥상들이

이십 년 만에 나간 동창회 자리에 그들먹하니 차려진다

함순례 시인의 시에는 어린 시절 홀어머니 아래서 성장하면서 가난과 역경에 치이고 꺾였던 가슴 아픈 흔적들이 많이 발견된다. 어린 시절 친구가 차려주던 열무비빔밥을, 그 그릇에 골싹하게 담겨져 있던 정겨움과 우정을 잊지 못하는 시인의 고백이 감동적이다. 우리들에게도 오래 휘어진 기억의 저편에 이러한 가슴 덥혀주며 평생 잊지못할 따스한 서사가 있지 않을까.

<시인>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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