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광 선
그 마음 끝 붉은 가시는
왜 그리 아팠을까
흘러온 어느 강 언덕
매운바람 끝에서
슬쩍 보이는 속옷처럼
애달픈 가지마다
꽃잎을 띄운다
아스라이 건너편 시린 하늘
빈 강 따라 바람이
엷게 물살을 벗겨낸다
욱신욱신
또 봄은 오나 보다
모든 첫사랑은 아픔을 수반한다고 하면 지나친 말일까. 붉은 가시를 오랜 세월 끝없이 찔러오는 것이 첫사랑의 아픔이다. 그래서 더 곱고 아름다운지 모른다. 그래서 더 아프고 잊지 못하는지 모른다. 욱신욱신 가슴을 찔러오는 아픔이 번져오면 또 봄이 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것이리라. 매운바람 끝 강언덕 날리어 가는 바람 속으로 잊지 못할 첫사랑은 아슴아슴 날리어가고 있는 것이리라.
<시인>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