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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나라

등록일 2016-04-29 02:01 게재일 2016-04-2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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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승 주
한때, 높은 하늘과

하늘의 마음을 비추던

그 나라에서

사람들은 국회의사당 앞 광장으로 몰려나와

부메랑을 날린다

그 부메랑이 돌아와서

그대들의 거울을 깨뜨릴 때

어쩌다 그들은 깨어진 그들의 초상을 본다

어제 저녁에도 그 광장에서는

젊은이가 스승을 메다꽂았다

시인이 설정한 거울의 나라는 참혹하기 이를데 없다. 고이 옹호되고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기본적인 가치 질서마저도 무참하게 짓밟혀버리는 현실에 대한 시인의 현실인식이 날카롭다. 이러한 가치의 붕괴는 갈수록 심화되고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소중하게 지켜나가야 할 법을 제정하는 국회의사당 앞 광장에서 스승을 메다꽂는 젊은이와 관련된 그림은 우리 시대의 아픈 초상이 아닐 수 없다. 거울을 가리고 싶은 심정이다.

<시인>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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