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선 기
말없이 가난했네
나무가 있는 집은 가난한 집
나무는 서정,
그 나무, 집과 숨쉬고 있네
그 나무에는 집이 있어서
나는 그 집을 관이라 부르지
관 속에는 아무 말도
떠다니지 않네
말들은 나무 속에
나무는 또 고요 속에
아끼던 몇 권의 책
반은 어둡고 반은 푸른 별
떨어져 나무를 만지는 빛
관이 왜 저렇게 푸른지
나는 알지 못하고
나무가 있는 집은 영원을 향해 열려있음을 느낄 수 있다. 나무가 있어서 풍요롭고 생명이 가득 깃든 곳이며 초월이 함께 있는 공간이다. 집과 나무는 서로 포함되고 포함하고 있다는 재미난 등식을 유지하면서 시인은 이 두 존재가 서로를 숨 쉬게 하는 공존과 상호배려의 관계임을 부드러운 언어로 보여주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