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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국회의원 당선인들의 공약이 실천되길…

등록일 2016-04-21 02:01 게재일 2016-04-2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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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형<br /><br />시인·산자연중학교 교사
▲ 이주형 시인·산자연중학교 교사

선거 쓰나미에 대한민국이 요동치고 있다. 질 사람은 지고, 뜰 사람은 떴다. 선거는 끝났지만 과거가 된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현재를 넘어 미래 진행형인 사람들도 있다. 선거 결과는 잠룡(潛龍)을 승천한 용(龍)과 이무기로 변해 수장(水葬)된 용(龍)으로 확연히 구분 지었다. 16년만의 여소야대 정국이니, 3당 정치니, 녹색바람이니 하며 언론들은 정치 패널들을 동원하여 언론사 입맛에 맞게 선거 후 여론몰이에 기를 올리고 있다. 마치 영화 `내부자2`를 보는 듯하다.

대구에서는 야당 당선인이 나왔고, 순천에서는 여당 국회의원이 재선에 성공했다. 분명 국민들의 정치의식과 수준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를 하고자 하는 당사자들이나, 정치를 보도하는 언론들의 수준은 퇴보할 대로 퇴화해 그 끝을 알 수 없다. 도대체 이 나라 정치의 후진성은 어디까지인지?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잔칫집이 된 정당이 있는가 하면 정말 초상집이 된 정당도 있다. 비록 분위기는 다르지만 두 곳 다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탓하기다. 잔칫집은 자기 탓, 초상집은 남 탓하기 바쁘다. 선거 기간 동안 그토록 분주하게 국민들의 손을 잡던 그들에게 이젠 국민은 없다.

선거가 끝난 지금 골목은 정적이 감돌 정도로 적막하다. 골목 시끄럽게 주민들을 찾아다니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이 나라 선거에는 패턴이 있다. 선거 전에는 공천 때문에 한동안 시끄럽다가, 공천이 끝나면 떼거리로 몰려나와 국민들을 귀찮게 하고는 선거가 끝나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현수막 한 장 남기고 바람과 함께 사라진다. 그리고 한참 후 국회의원이라는 금배지를 달고 거만할 대로 거만해져 어쩌다 한 번 지역 행사장에 나타나 거드름을 부린다. 만약 공자가 지금의 정치 모습을 본다면 뭐라고 할까. 아마도 그는 쓴 웃음을 지으며 말할 것이다. “이보다 더 웃길 수는 없다”그리고 자공(子貢)에게 해 준 말을 이 나라 정치인들에게 해 줄 것이다. 더 이상 국민들이 불행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공자와 자공의 대화를 인용한다.

자공이 정치에 대해 묻자(子貢問政), 공자가 말하였다. “식량을 풍족하게 하고, 군비를 충족하게 하며, 백성이 믿게 하여야 한다.(足食足兵,民信之矣)” (중략) 자공이 물었다 “나머지 둘 중 꼭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무엇을 먼저 버립니까?” 공자가 말하기를 “식량을 버려라. 자고로 사람은 모두 죽는다. 그러나 백성들의 신뢰가 없으면 나라가 존립할 수 없다.(民無信不立)” (`논어`안연 12-7)

공자의 가르침에서 알 수 있듯 정치는 물론 나라 존립의 가장 기본은 국민의 신뢰이다. 이번 선거에서 여의도에 입성한 사람들은 주민의 신뢰를 받은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그 신뢰라는 것이 절대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신뢰는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선거가 끝난 지금 필자는 문득 궁금해졌다. 당선인들의 선거 공약이 무엇이었는지. 혹 독자 여러분은 지역구 당선인의 선거 공약을 알고 계신지? 언론이 알려줬으면 좋겠지만 이 나라 언론 중에 이런 일을 할만한 언론은 없다. 언론들은 다들 선거 결과를 자기 입맛대로 해석하느라 바쁘다.

최근 기억 상실증과 관련된 드라마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부디 제20대 국회의원 당선인들은 이런 드라마를 따라 하지 않기를 바란다.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는 순간 국민들은 싸늘하게 등을 돌릴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혹여나 그렇게 하는 당선인이 있다면 국민들은 그를 꼭 기억할 것이다. 필자는 “사회 약자를 위한 선거 공약을 실천하겠다”라는 어느 당선인의 공약을 기억한다. 정말 이 시대에 꼭 필요한 공약인 이 공약이 반드시 실천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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