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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강 하구

등록일 2016-04-20 02:01 게재일 2016-04-2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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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태 원
어제는 가랑비가 내렸고

투망도 없이

오늘 곡강에 고기가 떠올랐다

어느 시절

이 강가 새들이

악보도 없이 노래 부르더니

떼서리로 몰려들던

눈 먼 고기들

몇몇은 만(灣) 저편 쇠굽는 불빛을 쫓다가

산재 병원으로 가고

더러는 오도를 지나 방어리를 거쳐

북양산 명태가 되었다

만으로 열려져 있는 하구 언덕

해무 속 흑구선생의 묘소가 아물거리고

낮술에 취한 술패랭이 흐드러져 있다

흥해읍의 가장자리를 스쳐가는 곡강은 그 이름처럼 유려하게 휘어져 있는 작은 강이다. 신광면의 호리못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을 창창한 동해바다로 가져가는 아름다운 강이다. 그 강변에는 순하고 착한 사람들이 부락을 이루고 살면서 더러는 철강공단으로, 더러는 어부가 되어 북양으로 떠났지만 여전히 곡강은 가만히 흐르며 분답게 살아가는 우리네 삶을 건너보고 있는 것이다. 수필가 한흑구선생의 묘소가 저만치 보이는 하구 언덕에는 흔들리는 들꽃들이 가만히 내려다 보고 있는 것이다.

<시인>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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