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겸재 정선

등록일 2016-04-18 02:01 게재일 2016-04-18 18면
스크랩버튼
한 양 명
그로부터 산이

구름 위에서 내려와

내 발바닥에 밟힌다

그로부터 강이

안개 저 너머에서 흘러와

내 몸을 적신다

그로부터 사람이

사람 아닌 것에서 돌아와

내게 말을 건낸다

그로부터 먹물이

대갈통 속 미로에서 벗어나

조선의 산하를 화폭에 거둔다

한국화라고 불리는 많은 그림들 중에는 화가의 혼이 배어 있지 않은 그림이 많다. 그럴듯하지만 상상 속의 풍경이고 인위가 지배하는 그림이다. 그런데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에는 살아있는 겸재의 혼을 느낄 수 있고 아름다운 조선의 산수가 생생하게 먹을 물고 몇 백년 동안 그 멋진 자태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겸재의 진경산수 속에 풍덩 빠져들고 싶은 마음 간절한 아침이다. 겸재 정선이 우리 지역의 청하 현감을 맡았을 때 내연산 계곡에서 그린 몇 몇 그림에서 우리는 이러한 겸재의 예술혼을 발견할 수 있다.

<시인>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김만수의 열린 시세상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