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태 식
아니오가 없는 무덤이
허물고 쌓고 허물고 쌓는 것들은
모두 무덤
무덤들 위에 새로 피우고 돋우는
꽃들도 무덤
풀들도 무덤
무덤이 된
꽃들이 슬프다
풀들이 슬프다
아니오가 없으면
아니오가 없는 나라도 무덤
그 나라의 산천이 모두 무덤
아니오가 없는 무덤이 슬프다
아니오가 없는 나라가 슬프다
그 나라의 산천이 모두 아프다
우리는 어쩌면 긍정의 가치에 길들여져 있는 것은 아닐까. 시인은 아니오라고 말 할 수 없는 세태를 경계하고 심히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시대는 아니오가 사라진 지 오래된 듯하다. 쉽게 따라가버리고 동의해버리는데 익숙해져 있다. 시인은 이러한 맹목과 순응의 시대를 죽음이라고 지칭하면서 아닌 것을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시대 양심을 열망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