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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

등록일 2016-04-13 00:51 게재일 2016-04-1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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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영 호
어래산 북사면을 오른다

숨은 턱턱

산은 물고기처럼 가파른 등지느러미를 흔들어

제 등에 업힌 나를 내팽개치려고 안달인데

노루귀

너는 내 엄지발톱이 자지러지거나 말거나

저만치 앞에서 하얀 귀를 쫑긋거려

널 만나기 위해

죽자하고 발작을 내딛는

활공(滑空)

하늘 가득 붐비는

부레, 혹은

지느러미

삼월, 아직은 산모룽지에는 잔설이 쌓여있고 얼음새꽃이 피어나고 버들강아지 솜털 같은 새순들이 피어오른 생명 태동의 시간들이 이어진다. 어떤 예감들로 자연은 부풀어오르고 꼼지락거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어래산 북사면 가파른 능선을 오르며 시인은 이런 생명의 시간들에 예민한 눈길과 고운 마음길을 얹어놓는다. 하늘 가득 붐비는 부레 혹은 지느러미. 희망 크다.

<시인>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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