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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시대

등록일 2016-04-12 02:01 게재일 2016-04-1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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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 근
관광버스와 수학여행단은

원자력 전시관 앞에서 기웃거리지 않아도

대환영과 융숭한 대접을 받는다

그들의 품에 안겨주는

원자력 발전소 홍보용 책자와 방문 기념품들은

그들이 두려워하던 핵폭탄과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의문과 질문을 가로막기에 충분하다

원자력 발전소만 잘 돌려주면

깨끗한 에너지 원자력과 함께

평생을 안심하고 살 수 있으리라는

땃땃한 기대와 희망을 가득 싣고

씽 씽 돌아들 간다

여기선 침묵이 최선의 방호다

에어록은 슬그머니 열리고

잡업 조원들을 맞이하는

방사능에 오염되어 방사 분해된

쉰 공기들

한 때 울진원자력발전소에 근무하면서 우리 지역의 시인들과 교류한 적이 있는 채상근 시인의 시다. 우리는 원자력 시대에 살고 있다. 원자력 발전이 가져다주는 엄청난 에너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항시 불안하다. 원전이 기본적으로 안고 있는 방사능 오염의 위험에 대해 아무리 안전하다고 홍보하고 안심시켜도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볼 수 있었던 치명적인 위험을 떨쳐낼 수 없는 현실이다. 시인은 여기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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