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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

등록일 2016-04-07 02:01 게재일 2016-04-0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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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인 서
산행길 비탈에

환하게 피어있는 산철쭉 한 무더기

이리 와서 이 철쭉 굵은 꽃술 좀 봐

팽팽한 철사줄 공기를 당겨 올리는 낚시바늘 같아

그러면, 이 붉은 꽃바늘로 나비날개를 당겨 연애나 해볼까

등성 너머 구욱 국 울어대는 산비둘기 울음을

산복도로 아래 처박힌 자동차 바퀴를

비탈밭 들쑤시고 다니는 멧돼지 꼬리나 당겨봐?

낚시바늘 입에 꽉, 물고 살아가는

산비탈 언청이 꽃마을

다부룩 산철쭉 동네

산행길에서 마주친 산철쭉 한 무더기에서 시인은 아름다운 우주를 본다. 고운 꽃술을 보란 듯이 뽐내는 산철쭉을 팽팽한 철사줄 공기를 당겨 올리는 낚시바늘로 표현한 것은 봄이 와서 곱고 싱싱한 생명천지로 변한 자연에 대해 느끼는 활짝 열린 시인의 마음의 한 자락을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리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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