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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꽃

등록일 2016-04-05 02:01 게재일 2016-04-0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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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미 현
섬에서 피는 꽃들은

바다를 향해 핀다

한결같이 바다 쪽을 향해

여리고 긴 목을 빼놓고

누군가를 기다린다

하늘을 가리는 장맛비도

잠시 발길을 멈추고

가만히 눈을 감고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본다

삶이 어떤 모습일 지라도

마음을 잡고 있는 뿌리가 있다면

바다 끝을 향해서도 두렵지 않음을

섬 꽃이 알려 준다

섬에서 피는 꽃은 먼 데를 바라보며 핀다는 말로 바꾸어 시작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시 전반에 그리움과 기다림의 정서가 소복 담겨져 있다. 어디 섬에서 피는 꽃 뿐이겠는가. 먼 곳을 바라보며 뭔가를 그리워하고 기다리는 것은 외따로 떨어져 있는 섬에 있는 모든 것들은 그런 목마름에 젖어있는 것이다. 자연물도 그렇거늘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사람은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끝없는 기다림과 그리움의 정을 가슴에 품고 먼 곳을 바라보는 것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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