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주교회의
한국 천주교회 역사상 가장 혹독했던 병인박해(1866년)의 순교 역사를 기억하며 한국 천주교회와 신자들이 순교자들의 모범을 따르며 살아가도록 권고하고자 마련된 사목교서다. 발표일인 30일은 병인순교 성인 5위(다블뤼 주교, 황석두 루카, 위앵 신부, 오메트르 신부, 장주기 요셉)의 순교일이다.
사목교서에서 주교회의는 한국 교회가 100여 년간 겪은 박해의 역사, 특히 1866년부터 10년 가까이 지속된 병인박해에 대해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고통의 십자가가 얼마나 큰 은총과 영광으로 이어지는지를 깨닫게 하는 순례의 시간들”이라고 했다. 이어 주교회의는 이벽 세례자 요한, 김범우 토마스 등 박해로 희생된 신앙 선조들을 언급하며 “조선왕조 치하의 순교자들에 대한 기억과 존경이 하느님의 종 133위의 시복으로 이어지고 한국 교회 안에 순교의 신앙이 흐르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주교회의는 또한 한국 천주교회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헌신한 선교, 수도회의 헌신, 한국 전쟁 시기에 순교한 선교사들, 평양교구의 순교자들, 근·현대 순교자와 증거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70년간 지속돼 온 침묵의 북녘 교회가 신앙의 자유를 하루 빨리 되찾고, 헤어지고 갈라진 형제들이 서로 용서하고 진정한 일치가 이뤄지도록 하느님의 은총을 갈구한다”고 했다.
이어 주교회의는 순교 정신의 열매를 맺기 위한 실천으로 △사랑의 증거 △가난한 이들을 위한 애덕 실천 등을 제안했다. 주교회의는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기까지 인류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셨다. 암울한 박해시기에 순교자들은 한 알의 밀알로 자신을 희생했다. 우리도 또 다른 밀알이 돼 인류의 구원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