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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막장 공천과 대구민심

등록일 2016-03-30 02:01 게재일 2016-03-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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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곤영<br /><br />대구본부 부장
▲ 이곤영 대구본부 부장

새누리당 막장 공천에 대구민심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친박과 비박간 계파싸움, 살생부와 당내 여론조사 결과 유출 등 막장 드라마를 연출하던 새누리당이 `배신의 정치`로 지목한 유승민 의원이 스스로 목을 치게 하는 등 유독 대구에서만 공천전횡을 휘두르는 추태 공천의 끝장을 보이며 대구시민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낙하산과 내리꽂기 공천 후에도 승복하던 과거의 지역민심과는 달리 새누리당에 대한 반발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후반기 레임덕 방지와 퇴임 후를 대비한 `호위 무사`들이 대구의 이익보다는 거수기 역할에 머무를 것이라는 우려감이 확산되는 등 새누리당 표밭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대구는 낙하산 공천과 내리꽂기 공천에도 이의를 달지 않고 새누리당 후보라는 이유만으로 당선시켰다. 이러다 보니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은 수도권 국회의원들로부터 임명직 국회의원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은 새누리당 현역의원들이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유승민 의원이 탈당해 본격적인 `친유 구하기`에 본격적으로 나섰으며, 야당에서는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홍의락 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선전하며 대구지역 교두보 마련에 기대감을 가지고 총력전을 펼치는 등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새누리당의 막장 공천과 지난 18대 총선에 이어 또다시 재현된 낙하산 공천에 대해 `새누리당이 해도 너무한다`는 지역민의 인식이 확산되면서 젊은층은 물론 중·장년층까지 표심 변화가 꿈틀거리는 가운데 최근 새누리당에서 공천 학살로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들에게 `당원협의회 사무실에 걸려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을 반납하라`고 공문을 보내는 등 치졸한 방법까지 동원하는 행태를 보이며 새누리당 역풍에 부채질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 반납은 조원진 의원이 지난 26일 대구 국회의원 후보자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탈당한 당협에서 “박 대통령의 사진은 걸고 있는 것은 맞지 않다. 반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촉발됐다.

이에 대구시당에서는 `새누리당이 비용을 지출하고 제작해 당협 사무실에 배포한 사진은 엄연히 정당 자산`이라며 반납 공문을 발송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까지 일어났다.

새누리당이 막장 공천, 내리꽂기 공천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 사진 반납 등 온갖 추태를 보이면서 대구에서는 새누리당 지지율이 뚝 떨어졌다.

지난 27일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3월 4주차(21일에서 25일까지) 리얼미터의 대구·경북지역 정당지지율 조사에서 새누리당 지지율은 3주차 70.0%에서 56.0%로 무려 14.9%p가 떨어졌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권의 지지율은 29.1%로 3주차 18.6%에 비해 10.5%p가 올랐다. 대구·경북지역의 통상적인 새누리당 지지율이 70% 전후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50%대로 하락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새누리당의 `유승민 의원 고사작전`과 유 의원의 탈당 후 무소속 출마 등에 따른 표심의 변화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대구지역은 지금까지 새누리당 공천장이 곧 국회의원 당선증이라는 공식이 통했다.

이번 총선도 유승민, 주호영 등 새누리당을 탈당한 지역과 김문수와 김부겸이 맞붙은 수성갑을 제외하고 대부분 `박근혜 키즈`들이 공천장을 받았다. 그동안의 투표성향을 보면 이들 대부분은 당선될 것이라는 시각이 아직은 높다.

또다시 대구가 전국적으로 조롱거리가 되지 않으려면 대구시민의 똑똑한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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