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봄비

등록일 2016-03-29 02:01 게재일 2016-03-29 18면
스크랩버튼
이 장 희
어린 날의 그리움이

아득한 깊이로 내린다

만 리 밖 넓고 깨끗한

하늘 나라로 떠난

어머니의 무거운 침묵이

갓 깨어난 목련화

하얀 꽃잎처럼

내 가슴에 피어나고 있다

이른 봄 지독한 몸살

흔들림 살아온 허공 같은 삶

낡은 세월의 창가에

비가 내리고 있다

아직은 잔설이 산자락에 남아있고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데 이른 봄비가 내리고 있다. 봄비를 바라보며 지난 한 생을 돌아보는 노 시인의 눈도 시안도 깊고 그윽하다. 생명을 얹어주신 어머니가 떠나간 하늘 자락으로 머지않아 그 길을 가야하는 자신을 들여다보며 때로는 지독한 몸살에 아팠던 시절도 있었고 흔들리는 허공의 삶을 산 적도 있었다고 고백하는 시인은 그래도 깨끗하게 내리는 봄비를 바라보며 하얀 목련화 꽃잎을 가슴 속에 떠올리며 새로운 삶에의 희망을 가져보는 것이다.

<시인>

김만수의 열린 시세상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