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중심에 선 구미공단
최근 세계적인 경제 성장 둔화로 한국 전자산업의 성공신화를 이끌어 온 구미산업단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미시와 구미공단 기업들은 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다가적인 방안들을 강구하고 있다. 이에 경북매일신문은 구미경제의 현주소를 정확히 짚어보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구미시와 기업들의 노력과 구미산단의 미래먹거리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기획기사를 4차례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구미경제 현 주소-공단 정말 위기?② 구미공단-체질개선만이 살길이다③ 흔들리지 않는 구미 삼각벨트
④ 재도약을 위한 10대 프로젝트
대기업 부진에 수출감소 직격탄업종다각화·市지원 힘 입어
총생산은 전년보다 7천억 증가
구미국가산업단지는 전자·반도체, 섬유산업 중심의 산업단지로, 1970년대 흑백TV, 1980년대 칼라TV와 VCR, 1990년대 이후 LCD, PDP, 모바일 등으로 업종변화를 보이면서 한국 전자산업의 성공신화를 이끌었다.
하지만 2000년대로 들어서면서 섬유, 전자제품 업체들이 중국과의 경쟁 심화 등을 이유로 폐업하거나, 생산기지를 노동력이 비교적 싼 동남아시아로 이전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구미공단은 대기업의 의존도가 높고, 수출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특성상 최근 세계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모바일 산업 여파를 직격탄으로 맞고 있다.
여기에 대기업들이 가격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단기인하 조치를 하면서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또한 엎친데 덮친격으로 대기업 이전, 생산라인 중단 및 휴업 등의 괴담까지 퍼지면서 구미지역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여러 어려움 속에 한 가지 눈여겨 볼 게 있다.
지난해 대한민국 수출은 전년대비 8.5% 감소했다. 평택이 30%로 가장 크게 감소했으며, 울산과 거제가 21%로 그 뒤를 이었다.
포항과 구미도 15% 감소세를 보였다. 구미의 경우 지난해 수출액 273억불로, 전년 대비 51억불이 감소했다. 하지만 총 생산액은 48조6천360억원으로, 전년 대비 7천490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대기업의 수출은 하락세를 보인 반면,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중소기업의 생산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대기업에 의존하던 중소기업들이 자체적인 기술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체질개선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구미공단 기업부설 연구소 수는 386개소로, 2008년 179개소보다 무려 207개소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규모가 줄어들어 기업경영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자체 연구개발에 힘을 쏟았다는 이야기다.
중소기업들의 이러한 노력들은 근로자 수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지난해 12월 현재 산업동향 자료에 따르면 구미공단 근로자수는 11만1천689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628명이 증가했다.
또 입주 업체수도 총 3천206개사로 전년 동월대비 93개사가 늘었다.
이는 구미공단과 구미경제의 틀이 변화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이러한 변화 뒤에는 구미시의 숨은 노력도 한몫했다.
구미시는 기존산업을 바탕으로 IT융·복합산업 활성화와 업종 다각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연구개발(R&D)기능 강화를 통한 제품 상용화를 위해 금오테크노벨리를 중심으로 모바일, 디스플레이, 의료기기, 3D프린팅, 국방벤처센터 등 4천억원 규모의 R&D 상용화 센터를 구축하고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한 중소기업 체질개선과 업종 다각화를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구미시의 다양한 지원정책과 중소기업의 체질개선 노력들이 성과를 내기도 전에 `구미경제 위기`를 운운하는 것은 너무 지나친 처사가 아닐까?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