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옥 관
몸집 작은 까만 개가 살여울처럼 뛰쳐나간다 치켜든 꼬리 아래 아, 항문이 복사꽃 같다
영문 모르는 벚꽃이 놀라 몸을 움츠린다
노란 민들레꽃 지린내
아른아른 아지랑이 피어오른다
오줌을 갈긴다 앞서 달려나가던 개가 찔끔 오줌을 갈기니 따라가던 다른 놈이 그 자리에 다시 갈긴다
나무가 움찔 진저리친다
지린내 노랗게 뿌리로 스며들어 숨 가쁘겠다
가쁜 숨결,
소용돌이치는 하늘 팽팽하게 괄약근이 조여든다
씨방 속 씨알 둥그스름 굵어지겠다
엄동의 시간들은 닫혀있고 폐쇄돼 있다. 산자락마다 따뜻한 봄볕이 내리쬐이면 아른아른 아지랑이 속으로 개울가 버들강아지의 솜털이 파르르 바람에 떨리고 노란 민들레꽃이 피어오른다. 어디 그뿐인가 겨우내 털갈이도 하고 움츠렸던 개들도 뛰어다니기 시작하는 생명의 계절이 도래한 것이다. 시인은 이런 봄날 마음의 고삐를 풀고 새 생명이 움트고 피어오르는 천지를 마음껏 외출하며 즐기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