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은 주
우우 소리를 내며 나란히 줄지어
바람을 닮은 솟대까지 세우고 말이야
우산 속에는 사람들이 참 많이도 모여 살지
이마를 부비며 서로를 받쳐주는 일에
깃발을 걸고 무등까지 타면서 말이야
먹장구름 속일수록 더 단단히 모여들지
이렇게 우리가 우산처럼 모여 산다는 것은
더함께 수직에 맞서 둥글어지는 일이야
초록은 모여서 살고 부대끼며 어울린다는 시적 발상에 시인 정신이 나타난 작품이다. 군림하는 수직의 힘에 맞서기 위해서 둥글어지면서 모여 힘을 모은다는 것은 스스로 일어서는 것을 의미한다. 부드러운 직선이라는 말이 있다. 그 의미를 우산이라는 시에서 다시 읽는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