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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등록일 2016-03-17 02:01 게재일 2016-03-1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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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기 신부·안심종합사회복지관장
금호성당 주임으로 있을 때다. 학생들 중에 토요일 교리시간보다 일찍 오는 학생들이 사무실에 와서 물을 찾습니다. 어떤 물을 찾느냐고 했더니, “생수”라고, 가게에서 파는 병에 담긴 먹는 물을 찾습니다. 그래서“수도가 바로 옆에 있는데”라고 했더니 한 아이가 “신부님 수돗물을 어떻게 먹어요?” 합니다. 속으로 `어떻게 먹긴, 입으로 먹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입니다. 인체의 70%가 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물이 없으면 생명을 유지하지 못합니다. 이렇게 중요하다 보니 수돗물은 불안해서 못 먹고 가게에서 파는 생수만 사다 먹는 모양입니다. 통계적으로 사람은 하루 1리터 정도의 물을 먹는다고 합니다. 1년 365리터, 10년이면 3천650리터, 평균 70세를 산다고 하면 25만5천500리터가 됩니다. 평생 10t 트럭으로 2천550대 정도의 물을 마시는 셈입니다. 엄청 마십니다. 그래도 또 목이 마릅니다. 물 뿐만이 아닙니다.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 또한 많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제대로 채워지지 못할 때 심한 욕구불만이 생기고, 그 때문에 갈등과 불행을 느낍니다. 그런 줄 알면서도 사람은 계속해서 무엇인가를 욕구합니다. 해도 해도 만족을 못합니다. 끝이 없습니다. 갈증을 느낍니다. 여러분이 얻은 것들, 여러분이 이루어 놓은 모든 것들에 여러분은 만족하십니까? 그 모든 것들이 우리에게 영원한 만족을 주지는 못할 것입니다. 왜냐면 지금도 우리는 현재 가진 것보다 더 나은 것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잠시라도 만족하지 못할 것에 자신의 온 정열을 바치는 것, 그것이 인간입니다. 그래서 갈증을 느낍니다. 죽을 때까지 인간은 이러한 갈증에서 벗어날 길이 없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무엇을 원하고 있습니까? 무엇에 갈증을 느끼고 있습니까? 돈입니까? 명예입니까? 권력입니까? 우리가 갈망하는 것들이 우리들의 갈증을 채워줍니까? 그렇지 않다면 무엇이 우리들의 갈증을 해갈해 줄 수 있을까요? 복음(요한 4, 5-42·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에서 예수님께서 우리의 갈증을 해소해 주십니다.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물을 주겠다고 하십니다. 영원한 행복을 얻기 위한 갈증을 느낀다면, 이 복음을 자세히 들어보십시오. 영원한 행복을 얻을 수 있는 말씀이 있습니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미리 알고 채워주시는 하느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들이 원하는 것을 이미 주고 계십니다. 단지 우리가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진정 무엇을 얻어야 하는 지를 모르기 때문에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도 갈증을 느끼고 있지 않을까요?

형제자매 여러분, 성체 성사를 통해 우리와 하나 되기를 원하시고 우리 삶의 갈증을 풀어 주시는 주님을 만날 수 있도록 은총을 청합시다. 예수님을 만나 삶의 진정한 목마름을 깨닫고 해갈한 사마리아 여인처럼, 우리 마음의 눈을 열어주시고 우리목마름을 알게 해주시고, 그 갈증을 풀어줄 구원의 영원한 샘물을 마실 수 있는 은총을 주십사 함께 기도드립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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