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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좀 도와주세요(1)

등록일 2016-03-16 02:01 게재일 2016-03-1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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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형<br /><br />시인·산자연중학교 교사
▲ 이주형 시인·산자연중학교 교사

인간과 기계, 세기의 대결! 인공 지능 인류를 넘다! 마치 공상과학 영화 제목을 연상케 하는 이 말은 영화 이야기가 아니다. 인류 대표는 대한민국 이세돌, 기계 대표는 구글이 만든 알파고(AlphaGo), 대결 종목은 바둑! 이 세기의 대결을 보기 위해 세계의 이목이 대한민국에 집중되었다. 결과는 인류의 패배! 천문학적인 경우의 수 때문에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달한다 하더라도 기계들이 넘을 수 없다던 바둑의 영역을 인류는 기계에게 내주었다.

언론들은 마치 인류가 멸망이라도 한 듯 호들갑을 떨었다. 사람들은 알파고의 승리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알파고는 정책망과 가치망이라는 두 가지 신경망을 통해 결정을 내리며, 머신러닝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기계의 학습은 인간의 학습과는 분명 다르다. 문제가 주어지면 수천대의 컴퓨터들이 동시에 자료를 찾고, 이를 분석하고, 한 치의 실수도 없이 최고의 해결방법을 내놓는다. 반면 인간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다는 감정(感情) 때문에 판단능력이 떨어져 중요한 순간에 실수를 하고 만다. 그리고 그 실수를 잊어버린다.

기계들은 벌써부터 사람을 뛰어넘는 뇌를 가졌다. 그것을 사람들은 인공지능(AI, 人工知能)이라 부른다. 이제 기계에게 남은 것은 사람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몸이다. 물론 그러한 몸을 가질 날도 멀지 않았다. 그 몸도 물론 인간보다 훨씬 강할 것이다. 인간을 뛰어넘는 뇌와 인간보다 훨씬 강한 몸을 가진 신인류가 출현하면 이 지구는 어떻게 될까?

지난 주말 인간들의 잘못된 감정 때문에 벌어진 끔찍한 사건이 알파고에게 접수됐다. 평택에서 실종된 아이가 결국 시신으로 발견됐다. 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영하 12℃ 날씨에 부모라는 인간들이 아이 몸에 찬물을 붙고 화장실에 감금했단다. 알파고는 이번 사고를 어떻게 판단할까. 기계들의 학습 자료는 인간이다. 기계들은 인간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분석하고 그것을 데이터베이스화 하여 저장한다. 그리고 어느 상황이 주어지면 저장된 자료를 바탕으로 행동에 옮긴다.

`기계들의 역습`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지금부터라도 인간이 기계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지만 기계들에 의해 인류가 처참히 짓밟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아이를 위해 절규하는 어머니가 있다. 지금의 잘못된 사회와 교육계의 판을 뒤엎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어머니의 편지를 소개한다.

“도와주세요! 저는 4년 전부터 아이를 혼자 키우는 엄마입니다. 아이가 좀 여리고 느린 성격인데 부모가 헤어진 뒤부터 더 소심해져서 친구 사귀는 과정이 힘들었는데, 거기에 선생님들도 보탬이 되지 못했습니다. 결국 여기저기 전학을 다니다 중학생이 된 아이는 반 아이의 지독한 언어폭력과 왕따에 스스로 117에 신고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엄마로서 아이를 바로 키우기 위해 학교를 알아보던 중 대구에서 가까운 대안중학교를 찾았습니다. 중학교 정식 인가가 난 학교라 당연히 아이가 기존에 받던 한부모 저소득 지원은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전학 절차를 밝았고요.

그런데 전학을 하는 과정에서 교육청으로부터 이 학교는 중학교로 인정은 해주되 중학교 범주 안에 넣지 않기에 지원을 해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기존에 아이는 저소득 한부모 가정으로 급식비와 방과후 교육비를 지원받고 있었으나 그것마저 다 중단한다는 겁니다.

대단한 사립학교가 아닙니다. 마을공동체 생활로 아이들의 인성과 자존감을 일깨워주고 근래에 드물게 마을어른들과 함께 공동체, 즉 서로 도와가며 함께 살아가는 학교입니다. 말 그대로 시골 학교입니다. 내 아이가 도시에서의 모든 사교육을 다 포기하고 이곳을 선택한 건 아이의 자존감을 다시 찾고 엄마로서 정말 미안하고 아이에게 엄마 아빠의 헤어짐이라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것을 치료해 주고 싶어서였습니다.

그런데 너무 힘이 듭니다. 제발 좀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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