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로들의 집윤대녕소설집. 문학동네
실패한 연극배우이자 극작가인 김명우가 `마마`의 제안으로 `아몬드나무 하우스`로 입주하면서 피에로들의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곳에는 수난의 현대사를 외롭게 통과해온 마마(`대비마마`의 줄임말로 설명되지만, 상처 입은 존재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자신의 거처 안으로 불러들인`어머니`로서의 마마이기도 하다)와 그녀의 조카로 생부가 누구인지 모른 채 “남의 집 정원에 심어놓은 나무”처럼 위태롭게 살아가는 김현주가 입주해 있다.
사랑했던 여자 난희가 갑자기 사라져버린 후, 관계를 끝낼 수도 새롭게 시작할 수도 없는 처지에 놓인 김명우는 일층에 위치한 북카페 `아몬드나무`를 운영하며 무너져버린 삶의 리듬을 차츰 되찾아간다. 또한 그는 `아몬드나무 하우스`에 모인 존재들의 상처를 돌보고 그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다. 이 과정에서 그는 점차 “실제적인 감각으로 순수한 타인에 대한 감정을 회복”하게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