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고훈문화`<BR>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
국립경주박물관은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22일부터 내년 2월 21일까지 일본의 고훈(古墳])시대를 조망하는 특별전 `일본의 고훈문화`를 개최한다.내일부터 내년 2월21일까지
3세기 중엽~6세기후반 고훈시대
日 국보 29점·문화재 197점 등 선보여
일본 나라국립박물관의 특별협력으로 이뤄진 이번 전시회는 일본 내 9개 기관에서 출품한 380점의 고훈 관련 문화재를 전시한다. 이 중에는 일본 국보 29점, 중요문화재 197점이 포함돼 있다. 비교자료로서 고훈시대 한일 교류를 보여주는 우리 문화재 20점도 나온다.`고훈`은 한자어 `古墳`의 일본어 발음이다. 古墳은 옛무덤을 뜻하는 말이지만, 일본 고고학에서 고훈은 고대에 조성된 대형 무덤을 가리킨다. 이 고훈이 집중적으로 조성됐던 시대를 `고훈시대`라고 부른다. 3세기 중엽부터 6세기 후반까지에 해당하는 고훈시대는 이전의 조몬시대와 야요이시대 등의 선사시대를 지나 이후의 아스카시대, 나라시대 등의 역사시대로 넘어가는 다리다.
당시 일본은 선진문화를 받아들이기 위해 신라 가야 백제 등과 활발히 교류했다. 따라서 고대의 우리 문화가 일본열도에 많은 영향을 줬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당시의 일본열도가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국내에 소개하는 자리는 매우 드물었다. 단편적으로 다룬 적은 있지만 고훈시대 전반을 살펴보는 전시는 없었다. 따라서 이 전시회는 고훈시대를 전반적으로 조망하는 국내 첫 특별전으로서, 고훈시대의 대표적 유적과 그곳에서 발견된 출토품을 시대의 흐름에 따라 3부로 구성해 선보인다.
제1부 히미코(卑彌呼)의 유산, 고훈의 등장:고훈시대 전기에서는 고훈시대를 연 여왕 히미코를 소개하고 야마타이국의 중심지로 추정되는 나라현 마키무쿠 유적의 출토품과 나라현의 구로즈카무덤, 도다이지야마무덤, 메스리야마무덤 등의 부장품들을 전시한다. 귀신을 받들어 사람들을 통솔했다는 종교적 지도자 히미코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청동거울과 돌팔찌 등 주술적 의미가 담긴 부장품을 볼 수 있다.
고훈시대 중기는 고훈시대를 통틀어 가장 큰 무덤을 만들었던 시기다. 청동거울의 수가 줄며 돌팔찌도 거의 사라지는 대신 갑옷과 투구가 등장한다.
이는 지배자의 성격이 종교적 지도자로부터 철기를 생산해 강한 무력으로 통치하는 군사적 지도자로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제2부 대형 무덤과 하니와의 세계:고훈시대 중기이러한 정황을 보여주는 전시품으로서 철제 도구를 만드는 데 썼던 단야구가 출토돼 주목을 끌었던 무덤인 나라현의 고조네코즈카무덤의 부장품과 철제 갑옷의 발달을 보여주는 시가현 신가이 1호무덤의 부장품이 선보인다. 신라계 이주민의 무덤으로 알려진 나라현의 니자와센즈카 126호무덤에서 출토된 금동장신구들은 당시 활발했던 신라와 왜의 교류를 보여준다.
대표적 전시품으로서, 무덤의 주위와 봉분에 배치했던 일종의 토기인 하니와도 선보인다. 하니와는 고훈문화를 대표하는 독특한 기물로서 매장의례시 공양물을 담는 항아리와 그릇받침에서 기원했다. 처음에는 원통형이었으나 5세기 이후에는 인물, 동물, 기물, 건축물 등 여러 가지 형태의 하니와가 나타났다. 하니와는 문자 자료가 거의 없는 고훈시대의 생활상을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제3부 사라지는 고훈:고훈시대 후기에서는 고훈이 점차 사라지는 시기의 부장품을 전시한다. 나라현의 바쿠야무덤, 다마키시로무덤, 후지노키무덤의 매장 주체부는 모두 굴식돌방무덤이다. 이러한 굴식돌방무덤은 백제로부터 일본에 전해진 것이다. 이 시기를 보여주는 전시품으로서 신라와 가야의 토기 제작술을 도입해 만든 스에키와 기마문화를 보여주는 말갖춤 등이 선보인다. 특히 후지노키무덤의 금은으로 장식한 장신구와 말갖춤들이 눈에 띈다. 이는 금은세공품으로 신분을 과시했던 후기 지배자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국립경주박물관 관계자는 “이 특별전이 한국과 일본을 더욱 친근하게 이어주는 다리가 되어, 한일 교류의 우호적 미래를 열어 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