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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읽기`가 주는 의미는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5-12-18 02:01 게재일 2015-12-1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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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다` 김영하 문학동네 펴냄, 220쪽
`보다` - `말하다` - `읽다` 김영하 산문 삼부작의 완결,`읽다`(문학동네)는 그가 오랫동안 읽어온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문학이라는 `제2의 자연`을 맹렬히 탐험해온 작가 김영하의 독서 경험을 담은 책이다.

우리 시대의 작가로서 그리고 한 명의 열렬한 독자로서, 독서라는 가장 인간다운 행위의 의미에 대해 사유하고자 하는 그는,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우리를 깊은 책의 세계로 끌어들여 정신의 미로 속을 때로는 즐겁게 때로는 고통스럽게 헤매는 독서의 쾌락을 선사한다.

`읽다`는 우리는 왜 책을 읽는가, 문학작품을 읽을 때 우리에겐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위대한 작품들을 위대하게 만드는 특질은 무엇인가 등에 대해 김영하만의 유려한 스타일로 풀어낸 산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올여름,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6회에 걸친 문학 강연이 열리기도 했다.

책과 독서에 관한 가장 치열하고도 매혹적인 사유, 고대 그리스로부터 현대의 문학작품과 `미드`에 이르기까지 거침없이 종횡하는 문학 탐사, 문학적인 것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풍요로운 질문과 대답, 그리고 김영하만의 깊고 방대한 읽기의 역사. 읽기에 관한 이 강렬한 산문은 `책의 우주`에 접속하도록 연결해주는 독특하고도 아름다운 길이 될 것임에 분명하다.

김영하는 이 책에서 우리의 내면을 크레페케이크에 비유한다. “일상이라는 무미건조한 세계 위에 독서와 같은 정신적 경험들이 차곡차곡 겹을 이루며 쌓이면서”(104쪽) 정신적 세계가 형성되어간다는 것이다. 그렇게 읽은 책이, 이야기가 결국 한 사람의 사고와 행동을 결정한다고 한다면 `인간이 바로 이야기`(69쪽)다. 그는 `작가의 말`에서 “내가 읽은 것들이 작가로서 내가 쓸 수 있는 것을 결정했다”고 고백한다.

마치 보르헤스가 그랬듯, 작가이자 무한한 `책의 우주`를 탐사하는 독자로서의 김영하는 이 책에서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로 이어지는 책의 세계를 기분좋게 헤매보자고 우리를 다정하게 끌어들인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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