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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에 만나는 특별한 그림·조각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5-12-15 02:01 게재일 2015-12-1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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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라우갤러리 서양화가 박인숙 개인전·쇼나조각전<bR>아버지 박수근 화백 정서도 담아…내년 1월 10일까지
▲ 아프리카 쇼나조각 작품 /라우갤러리 제공

경주 라우갤러리는 내년 1월 10일까지 따뜻하고 정겨운 화풍으로 감동을 전해주는 서양화가 박인숙 개인전과 자연적인 돌에 영혼을 심어 나가는 제3세계 미술이자 고급미술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아프리카 쇼나조각전을 연다.

한국 근대미술의 대표적 서양화가인 고 박수근 화백의 맏딸인 박인숙 작가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서 화단에서 굵직한 역할과 작품세계를 구현해내는 중견 작가다. 아버지의 느낌과 혈육의 정이 묻어나는 붓끝에서는 박수근 화백과 함께 어우러지는 친근한 육친의 정과 같은 길을 가는 도반으로서의 엄숙함이 묻어난다.

느낌을 놓고 보면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서 가장 한국적이고 서민적인 화풍으로 알려진 박수근 선생의 향기에 눈시울이 젖어지다가 박인숙 작가의 섬세함이 녹아든 터치를 접할 때면 아버지를 바탕으로 독립한 우뚝한 한 명의 작가 박인숙을 만나기도 한다.

박인숙의 작가에 대한 화단의 주목은 그녀가 고 박수근 화백의 딸이어서가 아니라 이웃들의 소박한 모습을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아버지의 정서를 담아내면서도 그것에 안주하지 않는 작가정신과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담아내는 그녀의 구도적 치열함과 이를 자신만의 밝고 경쾌함으로 해석하려는 부단한 노력의 단면까지도 함께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속에는 분명 한국적 정서를 특유의 소박함과 질감을 통해 표현 하고자 했던 한국의 위대한 화가 고 박수근 화백의 정신이 있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뜻 깊은 전시회가 될 것이다.

영국의 선데이 텔리그라프지가 “세계를 이끄는 10명의 조각가를 꼽는다면 최소한 5명은 쇼나조각가 일 것”이라고 극찬한 바 있는 쇼나조각은 1969년 이후 현대미술의 성전이라는 뉴욕의 현대미술관, 파리의 현대미술관, 로댕미술관 등 세계적인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전시를 하게 되면서 명망있는 미술저널이나 비평가, 화상들의 호평을 받게 됐다.

▲ 서양화가 박인숙의 전시작품.  /라우갤러리 제공
▲ 서양화가 박인숙의 전시작품. /라우갤러리 제공

또한 쇼나조각은 현대미술의 거장 피카소, 마티스 등과 같은 대가들의 작품세계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 유럽 등지에 쇼나조각파라는 조각가군을 이룰 만큼 현대 미술계의 각광을 받고 있다. 미국의 록펠러재단, 영국의 브리티쉬 로열패밀리, 프랑스의 현대미술관, 로댕박물관 등 세계적인 수집단체들이 쇼나조각의 주요 컬렉터들이다.

쇼나조각가들은 스케치를 하거나 밑그림을 그리지 않고 순수하게 돌과 자연에 깃들어 있는 형태를 자연스럽게 끌어낸다. 그들은 오로지 정과 망치 등 전통적인 도구만 이용해 일일이 손으로 만들어 돌 그 자체에 영혼을 불어넣는 자연의 조각이라는 점에서 서구의 조각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그래서 그들의 조각을 `신의 예술`이라고 부른다.

다양한 돌의 질감과 색감을 적절히 활용함은 물론 과감한 변형과 생략으로 특유의 에너지를 형상화하는 쇼나조각은 그 작품의 메시지 전달이 유연하고, 구상과 추상의 경계로부터 자유로우며, 전통과 현대를 적절히 접목하여 현대조각의 한 흐름으로 확연히 자리매김하게 됐다.

쇼나 조각은 1950년대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조각 공동체인 텡게넨게를 중심으로 전개되기 시작한 현대 조각으로 부상되면서 돌의 본성에 대한 영적 접근과 아프리카 토착문화의 역동적 생명력 부여, 전통과 현대의 절묘한 역사적 조화까지 아우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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