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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에 깃든 프로이트의 `무의식 세계`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5-12-14 02:01 게재일 2015-12-1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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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문트 프로이트 증손녀<BR>`제인 맥아담 프로이트` 전<BR>경주 우양미술관 19일부터
▲ 경주 우양미술관은 오는 19일부터 내년 5월 8일까지 영국 출신 조각가이자 설치미술가인 제인 맥아담 프로이트 개인전을 개최한다. 사진은 제인 맥아담 프로이트와 작업실. /우양미술관 제공

경북 최대의 사설미술관인 경주 우양미술관이 오는 19일부터 내년 5월 8일까지 영국 출신 조각가이자 설치미술가로 활동중인 제인 맥아담 프로이트의 개인전을 연다. 제인 맥아담 프로이트(57)는 영국 현대미술의 거장 고 루시안 프로이트의 딸이자, 정신분석학의 선구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증손녀로, 그녀의 증조부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 중 자유연상법, 리비도 이론, 이원론, 의식과 무의식의 지정학적 구조 등에 영향을 받아 예술적 사유를 시각화하는 작업을 이어왔으며, 이를 통해 개인의 삶에서 치유와 소통을 찾아왔다.

유럽과 미국 등 전세계를 무대로 전통적인 조각부터 설치미술 등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정신분석과 예술에 관한 강연과 저작 작업을 지속적으로 병행해 왔다. 영국의 빅토리아알버트뮤지엄, 브리티쉬뮤지엄, 프로이트 뮤지엄을 비롯해 베를린 시립미술관, 프라하 미술관, 카네기 미술관, 브룩클린 미술관, 그리스 국립미술관 등 전세계 유수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점토 조각, 청동조각, 드로잉, 비디오, 설치작업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방위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의 20여년간 거대한 스케일의 화업을 집약적으로 선보인다. 그녀의 작업 전반에 흐르는 정신분석학적 시선의 원류를 제공한 프로이트의 집무실을 그녀의 작업공간과 은유적으로 병치하기 위해, 그녀의 작업실 속 오브제들 일부를 미술관 전시공간으로 옮겨와 재현한다. 세미 회고전과 개인전의 융합된 형식의 전시로 신작 5점을 포함해 90여점의 150개의 작품이 선보인다.

▲ 제인 맥아담 프로이트 作 `Stone Speak`
▲ 제인 맥아담 프로이트 作 `Stone Speak`

작업은 크게 4시기로 나뉜다.

1990년대는 베이컨 시리즈와 후기 모던 메달 시리즈로 크게 나뉜다. 베이컨 시리즈는 유년시절 아버지와 교류하던 프란시스 베이컨의 표현주의와 메다르도 루소의 기법에 영향을 받았다. 마음속에 떠오른 형에 따라 제작했으며, 이원론적인 형식으로 앞과 뒤의 형상이 다른 형상을 표현하되 전체적으로는 자연스럽게 하나로 통합되는 작품으로 완성했다. 메달 시리즈는 전통적인 기념 메달현대조각의 또 다른 형식으로 변형시킨 작업으로, `경계에 선 조각`이라는 작품을 전시하면서 시작됐으며, 펍스(P.U.P`s) 시리즈로 중력에 의해 눌린 캔 형상 등을 활용하는 등 `보잘 것 없는`재료를 통해 물질이 함유하는 본질을 탐구하는 이탈리아의 `아르테포베라` 사조에도 영향을 받았다.

2005년 이후에는 프로이트 미술관의 아티스트 레지던지 프로그램을 통해 그곳에서 오랜 시간을 머무르며 작품활동과 전시를 통해 제작하게 된 작업들이 주를 이룬다. 특히 프로이트가 수집해온 고대 유물 조각상들에 영감을 받아 제작한 영상 `살아있거나 또는 죽은`은 프로이트가 수집한 유물들과 작가의 조각작품들을 하나로 서서히 이어지게 만듦으로써 과거와 현재 사이에 존재하는 시간의 틈을 시각적으로 융합시키는 작업을 했다.

▲ 제인 맥아담 프로이트 作 `Duohead`
▲ 제인 맥아담 프로이트 作 `Duohead`

2010년부터는 8살 때 헤어져 23년만에 재회한 아버지 루시안 프로이트와 서로를 모델로 조각하고 병상에 누운 아버지를 드로잉하며 승화의 카타르시스를 통해 치유되고 있음이 보여진다. 3가지로 구성된 작품, `지구 돌`은 세워져있는 루시안과 바닥에 눕혀 뒷면을 보여주는 루시안의 그림자 형상 그리고 거울에 비친 형상을 통해 삶과 죽음의 과정이 물질이 변화, 순환되는 에너지의 과정임을 암시한다. 2014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철망과 `발견된(한) 오브제`로 작업의 새로운 국면이 선보인다. 아르테포베라의 영향은 일상적이고 사소한 재료를 작가적 시선을 통해 `발견`하는 방법을 작품에 드러낸다. `오브제`라는 레디메이드 재료는, 인간과 인간 사이에 `오브제`를 통해 생성되는 `공감`, `관계`라는 감정을 물리적으로 실현시키는 매개적인 오브제로써 제시했다. 동시에 아버지의 그늘에 가려 있던 디자이너로 활동했던 어머니 캐서린 맥아담에 대한 인식을`Mother mould` 라는 주제로 발전시킨다. 철망은 약한 물성의 느낌을 담고 있으나 실제로 서로 얽혀 자생적으로 강하게 지탱하며, 배경의 이미지들이 함께 포착되는 포용성을 포착되면서도 철이 가지는 차가움의 양면적인 성질을 내포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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