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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의 방식과 스타일 따로 있죠”

연합뉴스
등록일 2015-12-07 02:01 게재일 2015-12-0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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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희 독보적 여성MC로 거듭… `백년손님` 등 4개 프로 진행
아나운서 출신도 아니고 매끄럽고 윤기나게 진행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편하고 친근하다. 소탈하고 웃기다. 어쩜 그 웃음과 유머가 핵심일지도 모르겠다. 바비인형처럼 생긴 예쁜 `언니`가 가끔 허를 찌르게 웃기면 열만큼 웃을 일이 백만큼 웃게 된다.

흔한 오버액션도 없다. 자연스럽게 웃고 울고, 궁금해하고 슬퍼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화면에 나온다.

배우에서 출발해 최근 몇 년은 여성 MC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김원희(43)를 눈발이 날리던 날 광화문에서 만났다. 그림 속 `바비인형`이 현실로 걸어오는 것 같다.

“제가 진행의 스킬도 없고 진행을 매끄럽게 하지도 못해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말할 줄도 모르고요.”

그런데 김원희는 지금 무려 4개 프로의 MC를 맡고 있다. 3개는 단독 MC, 1개는 메인 MC다.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교양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여성 단독 MC의 `씨가마른` 방송가에서 전문 진행자도, 개그맨 출신도 아닌 김원희가 지금 가장 잘나가는 여성 MC가 된 것이다.

“배우로 시작했지만 MC를 병행한 지도 어느새 20년 가까이 됐어요. 그런데 솔직히 이 일이 얼마나 치열하고 귀한 일인지는 오랫동안 알지 못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현실을 깨닫고는 겁이 덜컥 나더라고요. 그렇다고 뭐 겉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책임감은 더 강해졌죠. 그리고 이 일의 소중함에 더 감사하게 됐고요.”

일단 SBS TV 예능 `자기야 - 백년손님`을 만 6년 넘게 진행하며 지난 10월 300회를 넘겼고, TV조선에서 정보프로그램 `살림 9단의 만물상`을 2년 넘게 진행 중이다. 여세를 몰아 지난 9월부터 TV조선 유아 관찰 프로그램 `난생처음`을 맡았고, 내년 1월부터 방송되는 TV조선 메이크오버 프로그램 `아름다운 당신`도 현재 녹화를 뜨고 있다.

그중에서도 2009년 `스타 부부쇼 자기야`라는 이름으로 첫선을 보인 `자기야`에서는 김원희가 김용만, 김성주, 최양락, 신현준 등의 남자 MC들과 호흡을 맞추다가 지난해 여름부터 단독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대개의 장수 프로그램에서는 남자 MC가 여성 MC를 갈아치우며 해를 거듭하는데,이 프로그램은 거꾸로다. 게다가 지난 3일까지 33주 연속 목요일 밤 11시 시청률 1위 행진을 이어가며 인기를 얻고 있다.

`자기야 - 백년손님`의 제작진은 “김원희는 편안하면서도 살가운 진행 솜씨로 출연진과 시청자를 모두 사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김원희는 “제가 결코 최고도 최선도 아니다. 그걸 바란다고 되는 일도 아니다”라며 “다만 나만의 방식과 스타일은 보여주는 것 같다. 40대 중반으로 가는 여성의 모습과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진짜 궁금하고 재미있어하면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진행자로서 한 사람의 게스트를 상대하는 것은 정말 엄청난 일이에요. 그 사람의 인생이 제게 걸어들어오는 것이고 살아있는 이야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잘 들어줘야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만일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그건 MC로서보다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게스트와 대화를 나누기 때문인 것 같아요. 나와 아무리 다른 사람이어도 그 사람을 인정하고 이야기를 듣고, 그의 삶을 인정하면 모든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요. 그런 제 궁금증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편하게 생각해주시는 게 아닐까 싶어요.”

4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김원희는 특히 지난 한달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그가 속한 연예인 봉사단체 길미니스트리가 4년째 진행하는 아이티 심장병 어린이 환자들의 수술 지원 봉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12명의 환아와 부모 등 30명이 입국했는데, 이 단체의 특성상 연예인들이 직접 환아들의 입국부터 입원, 퇴원까지 다 돌보고 후원했다. 그는 한달간 매일 병원으로 출퇴근을 했다.

“내가 주축도 아니고, 그저 행동대원 중 한명이라 거창하게 말할 것도 없다”며 손사래를 친 김원희는 “다행히 12명 모두 수술을 잘 마쳤고 11명은 돌아갔다. 남은 1명만 경과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조용히 봉사활동을 하는 동료들이 많다. 이걸 일이라고 생각하면 지쳐서 못한다. 아픈 아이가 회복되는 것을 보면서 내가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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