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지역 올들어 5만여 그루 감염·고사<BR>영주·봉화·울진·영덕 등 북부지역 위협
소나무 재선충이 안동을 중심으로 경북북부지역에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특히 백두대간의 길목에 있는 안동지역 대부분의 산에서 소나무 재선충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영주, 봉화, 울진, 영덕 등 경북북부 전역을 위협하고 있다.
3일 남부산림청 영주국유림관리소는 안동 북후면사무소에서 산림과학원, 안동시와 영주시, 봉화군, 삼림전문가 등 20여명과 함께 재선충 확산 긴급방제 대책을 논의했다. 안동과 영주 접경지대인 북후면 일대까지 소나무 재선충이 번졌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서만 소나무와 잣나무 2만5천여 그루가 재선충에 감염되거나 고사(枯死)했다.
안동시에 따르면 와룡면과 녹전, 도산, 길안 지역까지 합하면 재선충에 감염되거나 고사한 나무는 모두 5만 여 그루. 2013년 3천 그루에서 지난해 1만여 그루, 올해도 5만여 그루 등 해마다 감염지역이 늘어나고 있다.
남부지방삼림청이 위치한 안동은 사실상 재선충에 포위된 상태다. 풍산·북후·와룡·도산면에서부터 포항·영덕 방향인 임동·길안·임하면 등지 이르기까지 안동지역 전역에 감염되면서 이미 거대한 `소나무 무덤` 인 재선충 벨트가 형성된 것.
올들어 대거 확산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맹위를 떨치며 북상 중인 재선충이 백두대간 구역인 봉화, 영주와 맞닿아 있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곳이 뚫리면 최악의 경우 영덕, 금강송 주산지인 울진으로 삼척·태백시까지 연결돼 막대한 산림자원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산림 당국이 영주·봉화 지역을 `마지막 방어선 사수` 지역으로 정한 이유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피해 규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소나무가 고사하면 송이버섯도 자랄 수 없다. 송이버섯으로 유명한 청송·영양·봉화·울진군도 재선충 확산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남부산림청은 안동시와 영주·봉화 접경지역에 예찰을 집중하고 있다. 또 산림과학원, 산림기술사협회와 함께 방제 컨설팅을 실시하기로 했다.
김용수 안동시 산림녹지과장은 “이달 말까지 국비 5억원으로 긴급방제에 투입하고 내년에도 국비 12억원을 포함해 총 20억원의 예산으로 재선충 방제에 주력할 계획이다” 고 말했다.
안동/권광순·권기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