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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눈(雪) 보니

등록일 2015-12-03 02:01 게재일 2015-12-0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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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윤 호
눈(雪)은

기다림을 잊어버린 이에게

기다림을 깨닫게 해주었다

생애의 굳은 상처 위로

눈물샘을 흔들며 내려앉는

소복(素服)의 손님

이승을 그리워하는

하얀 그림자

그 보얀 속살을 밟으니

뽀드득

아, 살아있다는

소스침

내린 눈의 신선함을 바라보는 시인의 설레임을 엿볼 수 있다. 사십이라는 나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생의 중반을 향한 무게와 힘겨움이 내포되어 있으리라. 굳은 상처로 얼룩진 세월을 걸어왔듯이 이제는 저 순백의 눈길을 또 다른 희망과 결의로 건너가겠다는 다짐이 가만히 묻어나는 시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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