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그때가 좋았어`라고 그리워하는 바로 `그때`가 있다. 그런데 과연 그때는 행복했을까 되짚어보면 그게 그렇지가 않다는 걸 알게된다.
흔히 그리워하는, 어릴 때, 젊을 때가 마냥 행복하지는 않았다는 건 쉽게 알 수 있다. 당장 중고등학생에게 행복하냐고 물어보라. 입시에, 학교생활에 시달려 힘들다고 답할 것이다. 대학생에게 행복하냐고 물어보라. 역시 취업준비 하느라, 학과공부 하느라 힘들다고 답할 것이다. 이렇게 곰곰이 생각해보면 지난 시간은 다 아름답고 좋은 것 같아도 실제 그 시간에 늘 행복했던 것만은 아니란 걸 알게된다.
한 여론조사에서 10대부터 50대까지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게 무엇이냐”고 물었다. 세대와 상관없이 1위로 나온 것이 바로 “공부 좀 할걸”이란 반응이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그때 놀지 말고 공부했다면`지금 훨씬 더 잘 살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는 늘 후회하며 과거에 연연해 한다. `그때 이걸 알았더라면` `이런 선택을 했더라면`하고 지난 선택을 후회하고, 지금의 모습을 불만스럽게 여긴다. 되돌릴 수 없고, 바꿀 수 없는 과거에 매이면 현실은 늘 괴롭고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다.
인생을 후회 없이 행복하게 사는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10대는 10대에 충실하고, 20대는 20대에 충실하게 살면된다. 10대에 충실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10대는 공부할 시기이니 열심히 공부하면 된다. 어른이 되면 식구들을 부양할 책임을 져야 하므로 밥벌이를 해야 하지만 10대에는 공부만 해도 되고, 그것만 잘하면 칭찬까지 듣는다. 인생에서 그런 시간이 두 번 다시 오지 않는 데, 그때는 그걸 모르고 공부하는 게 힘들다며 괴로워한다. 20대는 꽃피는 청춘의 계절이다. 연애를 하고, 설레고, 가슴앓이도 한다. 청춘의 특권이다. 무슨 일을 하다 실패해도 좋다. 아직 젊으니까. 실패의 경험덕분에 사람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삶도 성숙해진다. 이때는 이런 과정들이 힘겨워 `빨리 나이들어 이런 가슴 아픈 일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 시기에는 늘 힘들고 괴롭지만 지나고 보면 `그래도 그때가 좋았다`고 그리워한다. 지금 40, 50대가 나이들었다고 한탄하지만 20~30년 지나고 보면 바로 지금이 한창때였음을 알게 된다. 지금 60, 70대가 나이들었다고 서러워하지만 10년만 지나면 `내가 10년만 젊었어도`하면서 지금 이때를 그리워한다.
아이들이 어른을 흉내내며 현재를 충실히 살지 못하는 것이나 젊은 사람이 험난한 세상살이가 힘들다고 `빨리 나이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 그리고 늙어서 `젊을 때가 좋았다`고 나이든 것만 탓하는 것 모두가 지금 내게 주어진 행복을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릴 때는 어린 대로, 젊을 때는 젊은 대로, 늙으면 늙은 대로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평생 행복하게 산다.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고 지금을 충실히 사는 것이 바로 행복하게 사는 비결이다.
사람들이 나이들어가면서 후회하고 만족하지 못하고, 불행한 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더 좋은 대학에 가야하고,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하고, 더 놓은 지위에 올라야 하고, 더 널리 이름을 알리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혀 인생을 살기 때문이다.
욕망은 욕망을 부른다. 끝없는 욕망을 내려놓지 않으면 삶은 걷잡을 수 없이 피곤해진다. 이런 욕망들을 내려놓아야 인생의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욕망을 내려놓고 스스로 현재에 만족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세상에서 추구하는 성공과 상관없이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살때 사람은 행복하다. 오늘의 삶이 만족스러운 사람은 평생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