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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읽고 쓰기를 넘어 다양한 의사소통으로

등록일 2015-11-12 02:01 게재일 2015-11-1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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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원<br /><br />계명대 교수·유아교육과
이수원계명대 교수·유아교육과

최근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해 의사소통 방식이 변화되면서 문자 중심의 전통적인 문식성(읽기와 쓰기)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성이 생겼다.

구텐베르크 혁명을 기점으로 발달한 인쇄술은 산업혁명을 거치는 동안 표준화된 산업인력을 배출하고자 학교를 중심으로 문자 중심의 교육이 이뤄지는 계기가 됐다. 문자는 단순히 표현 수단에 그치지 않고, 교육기관 내에서 성취해야 할 목표가 됐다.

하지만 iPod, 컴퓨터, 비디오 등 새로운 매체의 등장으로 인해 메시지 전달방식에 변화가 생겼다. 이에 따라 교육학자들은 새로운 문식 개념과 그에 맞는 교육이 필요함을 주장하게 됐다.

새로운 개념의 문식은 바로 복합문식성(multimodal literacies)이다. 복합문식성은 디지털 읽기 환경의 특성을 고려해 복합 양식 텍스트를 읽고 생산해내는 능력을 일컫는다. 여기서 복합 양식 텍스트란 문자뿐만 아니라 그림이나 각종 기호, 소리, 영상, 몸짓 등 다양한 양식들이 결합된 텍스트다.

과거 문자로 표현되던 의미는 오늘날 모바일이나 컴퓨터 스크린에서 동작, 음향, 이미지 등이 더해져 표현된다. 우스꽝스러운 몸의 움직임도 이에 대비되는 웅장한 음악적인 요소와 결합되면 해학의 미는 극대화될 수 있다. 카카오톡이나 온라인 채팅, 전자메일에서도 다양한 이모티콘을 사용해 문자만으로 충분히 표현할 수 없는 미묘한 의미까지 표현해낼 수 있다. 웹페이지 역시 첫 페이지에서 마지막 페이지까지 일렬로 나열된 것이 아니라 여러 페이지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서 독자가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링크된 페이지를 선택해야 한다. 유아들이 일상생활에서 애니메이션이나 전자카툰, 전자게임 등 다양한 양식의 매체를 통해 감각적인 정보를 접하므로 교육현장에서 복합문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뉴 런던 그룹(New London Group·1996)은 디지털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복합문식 교육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다원주의를 표방하는 포스트모더니즘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필요함을 주장했다.

지식기반사회에서 지식 유무에 따른 권력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지식 가운데 문자에 대한 지식은 권력 문제의 핵심이 될 수 있다.

예컨대, 문자만 의사소통 매체로 강조하는 것은, 문식이 무엇이며, 유아들이 활동의 결과물로써 생산해내야 할 텍스트는 어떤 형태인지, 그리고 유아들이 궁극적으로 성취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결정한다. 즉, 문자에 대한 강조는 유아의 그리기나 긁적임, 창안한 글자 등은 관습화된 문자 쓰기에 비해 덜 발달된 것임을 가정하며 누구의 문식성 발달이 정상 혹은 결핍됐는가를 결정한다. 반면, 복합문식 교육은 문자와 같이 특정 의사소통 방식만을 고집하지 않고, 사회문화적 배경이 다양한 학습자들이 소외됨 없이 교실담화에 참여하도록 다양한 의미 형성과 표현의 가능성을 열어둔다. 교사들은 “유아의 인간적인 해방과 자유를 실현”할 수 있어야 하는데 유아의 인간적인 해방과 자유는, 교사들이 유아들의 일상생활에서 경험할 복합적이고 다양한 의미들에 더욱 민감해지고 유아들이 다양한 의미의 중층적인 면을 표현해낼 수 있도록 표현의 다양성이 허용할 때 실현될 수 있다. 유아의 인간적인 해방과 자유를 실현할 방안 중 하나로써 복합문식을 고려할 때 복합문식 교육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방향과 방법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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