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결산<br>메인作 ·콘서트 등 10개 작품 공연<bR>국립오페라단 `진주조개잡이` 대상<br>메인공연 점유율 83%…흥행 성공
지난달 8일부터 한 달간 대구를 뜨겁게 달궜던 제13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지난 7일`폐막콘서트&오페라대상 시상식`을 끝으로 화려한 막을 내렸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Amore Mortale`로, 운명을 바꿔놓을 만큼 치명적인 사랑을 이야기했다. 초대형 오페라 `아이다`로 객석점유율 99%를 기록하며 `오페라의 계절`이 왔음을 알린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국내 초연이자 전국의 바그너 애호가들을 불러 모았던 오페라 `로엔그린`, 지역 최고의 실력과 역사를 자랑하는 영남오페라단의 `리골레토`, 이국적인 무대와 유려한 음악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국립오페라단의 `진주조개잡이`, 광복 70주년을 맞아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야심차게 제작한 창작오페라 `가락국기` 등 메인 작품과 오페라컬렉션, 콘서트까지 총 10개 작품을 22회 무대에 올렸다.
◇오페라대상, 국립오페라단 `진주조개잡이`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기간 중 최고의 기량을 선보여 축제의 위상을 높인 개인 및 단체를 선정해 시상하는 제13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오페라대상에서 국립오페라단의 `진주조개잡이`가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국내 최초로 제작된 전막 프로덕션 `진주조개잡이`는 배경인 실론 섬을 연상시키는 효과적인 무대연출과 비제의 유려한 음악, 주역들의 빼어난 실력으로 축제 무대에서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성악가상은 `진주조개잡이`에서 주르가 역을 맡은 바리톤 제상철씨, 신인상은 창작오페라 `가락국기`에 출연한 소프라노 조지영씨가 각각 탔다. 공로상은 영남오페라단을 31년간 이끈 김귀자 단장, 특별상은 `가락국기`를 지휘한 이동신 경북도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가 받았다. 수상자들에게는 오페라축제가 특별히 제작한 상패와 상금 총 600여만원 등이 수여됐다.
◇새로운 도전에 성공하다
이번 13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가장 높이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은 새로움에 대한 도전이다. 지난해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재단 출범 후 처음으로 개최한 축제에서 `라 트라비아타`등 대중적 사랑을 받아온 오페라들을 선보였고, 메인 공연 객석점유율 91%라는 유례없는 큰 성과를 거두며 오페라에 대한 시민들의 열정을 확인하고 축제의 인지도를 높였다.
자연스레 올해 축제에 대한 대중과 평단의 기대와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대구오페라하우스는 과감하게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오페라 뿐 아니라 쉽게 만나기 힘든 작품들을 무대에 올리며 시민들이 더욱 다양한 오페라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 것이다.
올해 축제는 대중들에게 익숙한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와 `리골레토`를 제외하고는 모두 낯선 작품들로 꾸며졌다. 유럽에서는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지만 국내에서는 제대로 공연된 적이 없었던 오페라 `로엔그린`은 4시간에 달하는 공연 시간과 어렵기로 소문난 바그너의 작품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인지도와 실력 면에서 독일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비스바덴 국립극장의 주역들이 내한했다는 점 역시 축제의 수준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국립오페라단이 제작한`진주조개잡이`역시 한국 초연 프로덕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마지막으로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야심차게 제작한 창작오페라 `가락국기`는 광복70주년을 기념한 작품으로, 창작이라는 낯섦과 티켓 판매의 한계를 극복하고 많은 관객들의 관심과 응원 속에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가락국기`의 경우, 시교육청의 협조 아래 각급학교 학생들을 위해 오픈리허설 공연을 실시, 살아있는 예술교육의 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했다.
이밖에도 메노티의 오페라 `텔레폰`과 `미디움`을 묶어서 살롱오페라로 선보이며 관객에게 색다른 재미를 안기기도 했다.
이처럼 작품선정에 있어 과감한 모험과 도전을 선택한 결과, 올해 오페라축제의 메인공연 객석점유율은 83.3%를 기록했다.
대중적인 작품 선정을 기반으로 91%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다소 감소했다고 볼 수 있지만, 이러한 요소들을 감안하면 매우 유의미한 수치다.
대구오페라하우스 박명기 예술총감독은 “`로엔그린`의 경우 긴 공연시간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이었고, 오케스트라의 경험과 역량을 한층 끌어올린 성과 역시 크다. `가락국기`는 창작오페라의 현실을 딛고 관객몰이에 성공한 작품”이라며 “올해의 성공에 그치지 않고 매년 새로운 시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 새로운 도전
대구오페라하우스는 다가오는 2016년 축제를 통해 성남, 광주 등 국내 오페라단과의 합작은 물론, 이번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폐막콘서트에 초청했던 상하이 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한 해외단체와의 교류를 활발하게 진행할 예정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 배선주 대표는 “오페라축제의 성공을 위해서는 지자체의 지원과 후원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시민 여러분의 아낌없는 격려와 사랑”이라며 내년도 축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